14년 전 끔찍한 일을 겪을 당시 곁에 있었던 한정우(박유천 분)이 자신이 싫어져 도망갔다고만 생각한 수연(윤은혜 분)은 14년 동안 자신만을 기다려온 정우의 진심을 알게 되고, 점점 정우에게 빠져 들어가는 스스로를 인식한다.
그러나 수연에게는 지난 14년 동안 때로는 가족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함께해온 동반자 해리(유승호 분)가 있다. 수연에게 강한 집착 증세를 보이는 해리는 얼마 전 수연에게 자신의 곁을 떠나지 말라고 울먹인다. 14년 동안 해리와 함께 조이로 살아온 수연은 자기가 떠나면 오롯이 혼자 남게 될 해리를 떠날 수 없다. 그래서 해리 곁을 떠나지 않도록 굳게 마음먹었는데, 수연의 사랑을 갈구하는 한정우가 참으로 저돌적이다.
만약 수연이 해리를 더 좋아하거나 정우에 대한 감정이 눈곱만큼도 없다면, 한정우의 치명적인 대쉬는 뿌리치면 그만이다. 문제는 현재 수연의 마음속에 해리가 아닌, 정우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수연은 애써 정우를 거절하고자 한다. 정우에게 수연은 어차피 너와 난 이뤄질 수 없는 사이라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진짜 그녀의 마음과 달리 말이다.
그러나 수연은 정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수연에게는 해리가 있고, 해리는 언제나 수연의 곁을 맴돌며 수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해리 또한 수연이 자기 아닌 정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해리의 속을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행여 수연이 자신 아닌 정우를 택할까봐, 해리는 두렵다.
해리의 약혼녀이면서 동시에 해리의 보호자이기도 한 수연은 쉽게 해리를 버릴 수 없다. 그래서 수연은 오랜만에 정우와 함께여서 설레는 시간의 감정을 뒤로하고, 어렵게 본심과 다른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수연은 그때 그 시간을 잊지 않고 자신을 찾아주고 여전히 좋아하는 정우가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수연은 해리 아닌 정우 너를 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못박는다. 얼마 뒤 결혼할 사이이기도 하지만, 지금 수연에게 해리는 14년 동안 함께 살아온 가족이다. 그래서 정우는 수연의 잔인한 거절에 친구로 지내자고 요청한다. 그토록 애타게 찾던 수연을 만난 정우의 마음은 솜사탕처럼 부풀어 올랐지만, 이미 수연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남이 있고 얼마 뒤 그녀는 영영 한국을 떠날지 모른다. 그래도 수연과 친구가 되면 오랫동안 수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정우는 수연과 연인 아닌 친구가 되고자 한다.
정우는 얼마 전 남이사로부터 수연을 찾으면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갑자기 실종된 남이사의 행적을 추적하고,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운영하는 저축은행 차명계좌 수사 중에 해리의 요청으로 동료형사 정명(오정세 분)과 함께 어느 정신 요양원에 찾아간 정우는 우연히 강상철 살해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멀리서 강상철의 죽음과 그 죽음을 목격한 정우를 바라보고 있는 해리. 생각해보니 그는 과거 수연의 행적을 쫓은 김형사(전광렬 분)를 차사고로 유인하여 죽인 전력도 있다. 김형사를 자신과 수연의 또 다른 납치범으로 오해하고 벌인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어린 형준의 행동은 김형사를 죽였고 은주(장미인애 분)는 졸지에 아버지를 잃었다.
현재 앞서 일어난 강상득(박선우 분) 살해사건 용의자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 때 정우의 경찰서에서 청소부로 일했던 보라엄마(김미경 분)가 강상득을 포박하긴 하였으나, 결정적으로 강상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물수건을 얹어놓은 이는 수연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다. 그러나 여전히 해리가 보라엄마에게 강상득 납치를 사주한 이 같다는 의견도 분분한 상태다.
그런데 뒤늦게 김형사의 죽음을 알게 된 수연은, 한때 자신을 친딸처럼 보살핀 김형사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잊고 싶었던 그날의 기억까지 더듬어 올라가고자 한다. 참으로 기막히게도 김형사를 죽은 사람은 다름 아닌 해리. 조만간 수연은 김형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당사자가 해리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남이사의 경고대로 수연을 찾는 순간 자신에게 어떤 비극적인 운명이 닥쳐올지 모른 채 오직 수연에게 달려가는 정우의 무모한 사랑, 그리고 정우에게서 수연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해리의 악랄한 몸부림, 반면 수연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까지 저지르는 해리의 실체에 충격을 받을 수연. 그러나 수연 또한 여전히 강상득 살해 용의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까워질수록 서로를 극한 궁지에 몰아넣는 슬픈 운명을 타고난 정우와 수연. 서로를 향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좋아하기에 그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이들의 키스가 달달하기보다 가슴을 아프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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