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당대표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종북 간첩단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민주노총 '종북몰이'에 나섰다.

지난 9일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로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 뒤에는 우리를 믿어주고 격려해주시는 국민들과 당원동지들이 계신다"며 "그 힘을 믿고 우리 지도부부터 솔선수범해서 민생을 챙기는 데 앞장서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당장 시급한 과제인 노동개혁 문제부터 해결하고 이어서 연금개혁, 교육개혁과 같은 국가적 과제도 차근차근 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했던 김 대표는 14일 '종북', '간첩' 등을 언급하며 '종북세력 타도'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일부 간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계기로 민주노총 전체를 '종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3일 문화일보는 국가정보원·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관계자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북 지령문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북한은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후 ‘국민이 죽어간다’ ‘퇴진이 추모다’ ‘이게 나라냐’ 등 구체적인 투쟁 구호까지 지령문을 통해 하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 "법 위에 군림하며 불법과 탈법을 일삼던 민노총이 노동운동을 빙자한 종북 간첩단이 암약하는 근거지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국정원과 경찰이 지난 1~2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노총 간부들의 사무실, 자택,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내려보낸 지령문이 대거 확보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종북 간첩단에 놀아나고 북한 노동당의 2중대로 전락한 민노총의 추악한 민낯이 아닐 수 없다"며 "우리 당의 총력을 모아 종북 간첩단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는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에서 활개치고 있는 종북 세력 타도를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사진=국민의힘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국민의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사진=국민의힘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국민의힘은 이날 당 공식페이스북에 '종북노조의 하루'라는 제목의 글과 그림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해당 글에 "대북 충성맹세문 작성", "한미동맹 반대", "정권퇴진운동", "주한미군철수", "수사 시 공안탄압 주장", "색깔론 운운", "일부 시민단체 투쟁구호 및 현수막 문구 전달", "평양가서 냉면먹는 꿈"이라고 적은 후 "北 노동당 2중대, 종북간첩단을 뿌리뽑겠습니다!"라고 썼다. 해당 글의 해시태그는 "종북노조", "하루일과"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북한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국내세력이 아직도 버젓이 있다는 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며 "방첩 수사당국은 북한 지령문에 반정부구호가 국내 일부 시민단체들의 투쟁구호와 현수막 문구로 사용된 유통경로 등을 철저히 수사해 국내에 있는 종북세력 척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노총은 수년간 명백한 이적행위를 저질러 왔다"며 "오늘날 명백히 존재하는 이적행위를 시대착오적이라며 부정하는 세력들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라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퇴진이 추모다’ 등 10·29 이태원 참사 직후 열린 집회에서 등장한 구호가 민주노총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북한의 지령문에 담겼다는 문화일보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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