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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각을 통제하겠다는 발상 버려라"미디어행동 "언론 장악·여론통제 음모를 중단하라"
곽상아 기자 | 승인 2008.06.03 14:22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인 3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는 당장 언론 장악·여론통제 음모를 중단하라"며 강도높은 비판에 나섰다.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3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는 현재 위기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언론을 장악하고 시민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언론장악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언론장악 음모가 전방위적 조짐 보이고 있다"

   
  ▲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3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언론장악, 여론통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상아  
 
미디어행동은 "언론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거대한 음모가 전방위적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감사원 표적 감사와 민영화 정책, 지역방송 생존기반 말살, 일부 신문에 대한 광고탄압, 부자신문의 불공정 행위 조장,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막기 위한 인터넷 실명제 도입 등 그 예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게다가 정부는 촛불평화시위 현장에서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로 취재기자를 폭행하고 강제 연행까지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은 이어 "이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가 성공하면 광우병 쇠고기 협상처럼, 부실한 정부 협상에 대한 비판이 실종된다"며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은 거의 명맥만 유지한 채 조용히 사라지고 신문시장은 전국과 지역을 막론하고 조중동이 완벽히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정부의 언론정책은 군사정권 빼닮아" "언론통제와 검열에 대해 사과해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언론시민단체의 우려·경고·사과 요구 발언이 이어졌다.

김영호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오늘로 이명박 정부는 출범한 지 100일 밖에 되지 않았건만 100년은 지난 것처럼 국민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현 정부의 언론정책은 군사정권 시절의 정책을 그대로 빼닮았다. 공영방송이 사유화되면 정권의 나팔 수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지금의 촛불문화제를 보면서 국민들이 화나면 어떤 일이 생길 지 알게 됐을 것"이라며 "신문·방송·인터넷 등을 장악해 국민의 생각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을 버려라"고 경고했다.

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도 "이명박 정부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무능한 방통위원을 당장 사퇴시키고 신문·방송·인터넷에 대한 검열과 통제 실태를 낱낱이 드러내고 사과하라"며 "시민들의 집회·표현의 자유 침탈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는 "소외 계층의 미디어 접근권도 통제되는 언론 하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언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즉각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 또한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언론 장악을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이것은 결국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음은 한달째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가 보여주고 있다"며 "6월이 20년 만에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한반도 대운하, 의료보험민영화, 공영방송 장악기도를 모두 포기해라"고 성토했다.

문효선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도 "시민이 의사 표현하는 것을 전경을 동원해 막는 것이 이 정권의 정책이냐"며 "조용히 스스로 물러나라"고 일갈했다.

"방송을 재벌에게 넘겨주려하나" "지역방송 죽이겠다는 것"

   
  ▲ 미디어행동이 '언론장악 음모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곽상아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위해 작성한 초안 내용에 대한 비판 의견도 이어졌다.
 
박성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방통위가 청와대에 업무보고하겠다고 밝힌 내용을보면 지상파 방송을 소유할 수 있는 대기업의 기준을 현행 자산총액 3조원 미만에서 10조원 미만으로 크게 완화해 20대 기업, 재벌들에게 방송을 넘겨주려 하고 있다"며 "코바코를 없애고 민영 미디어랩을 도입해 종교방송·지역언론을 분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본부장은 "언론통제의 의도는 다름아닌 '정권연장'"이라며 "내각을 바꾸고 사람을 교체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정책을 바꿔라. 장관 몇명 바꿔서 은근슬쩍 넘어가려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지역방송의 재원이 되는 연계판매정책을 수행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을 없애겠다는 내용이 방통위의 업무보고 초안에 포함됐는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역방송을 아예 말살시키려는 것이냐"며 "앞으로 지역방송인들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일어나겠다"고 경고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 소유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은 KBS 2TV와 MBC를 민영화해서 조중동을 비롯한 재벌에게 방송을 넘겨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로 우리나라 환경을 파괴하려 하고, 영어몰입교육 등으로 교육을 파괴하려 하더니 이제는 언론까지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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