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동문의 청와대 입성을 반대하는 서강 동문'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서강대 동문 1631명이 “박근혜 동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박근혜 동문의 당선은 역사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이들 서강대 동문들은 17일 오전 “박근혜 동문의 청와대 입성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공동서한을 페이스북 페이지(바로가기)에 국문판과 영문판으로 각각 게시했다.

이들은 공동서한을 통해 “이명박 정권 하에 ‘고소영 내각’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 특권을 얻기 위해 대학동문들이 충성경쟁하고, 결국 국정을 파탄 내버린 사태를 기억한다”며 “이에 구시대적인 연고주의를 거부하겠다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도달한 우리는 오늘 이 선언에 기꺼이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두환으로부터 6억원 수수와 이에 대한 세금미납에 대한 의혹, 정수장학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일장학회의 강탈과 그 운영에 대한 논란 등 수많은 진실과 합리적 의심에 의해 내려진 결론”이라며 “슬프게도 박근혜 동문이 서있는 자리에는 독재, 부패, 부정, 실정, 남북 대결, 반 서민, 친 재벌의 대명사인 인사들이 우글댄다. 그 중심에 박근혜 동문이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반대하는 이유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파괴하였던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없고, 박근혜 동문 또한 독재자(The Dictator)의 딸로 태어날 선택권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통념상 대학동문이 유력 대선 후보라는 사실은 자랑스러울 법한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 동문과 동문이란 사실이 역사의 죄인처럼 남게 되진 않을까 걱정한다”고도 전했다.

공동서한 발의에 참여한 이성숙(국문과 98학번) 씨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회의 상식선에서 통용되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가 아니었더라면 사흘 동안 1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숙 씨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거나 서한을 작성한 사람은 몇 명 있지만 흔히 말하는 실무자, 대표, 지도부가 이번 운동의 내용을 결정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지는 않았다”며 “SNS를 통한 홍보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고 강조했다.

이후의 활동 방향에 대해 이 씨는 “참여 동문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공동서한 발의에만 매달리지는 못하는 상황이고,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학교 앞에서 투표 자체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동문들의 명단까지 정리해 최종 명단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