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월간조선이 "파렴치한 기회주의자들을 정리하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SNS 발언을 전하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게재했다. 홍 시장의 일방적인 비난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일종의 좌표찍기 보도로 판단된다. 또한 유명 정치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다는 것은 언론 보도에서 보기 힘든 일로 조롱으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하다. . 

12일 월간조선은 홍 시장이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기사화했다. 홍 시장은 "중도 보수라면 용인한다"면서 "그런데 민주당 주변에서 얼쩡거리다가 갈 데 없어 들어온 사람, 주군의 등 뒤에서 칼을 꽂은 사람, 문재인 찬양하다가 총선 때 통합 명분 내세워 다시 기어 들어온 사람, 얼치기 좌파 행세로 국민과 당원들을 현혹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중도 보수인가?"라고 썼다.

홍 시장은 "또다시 얼치기 좌파들이 중도보수 운운하면서 이 당에 빌붙어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것은 이젠 용납 못한다"며 "나는 보수 순혈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런 파렴치한 기회주의자들을 이젠 정리하자는 거다. 잡동사니는 이젠 필요없다"고 했다.

12일 월간조선 기사에 게재된 사진. (사진=월간조선 홈페이지 캡처)

월간조선은 이 같이 보도하면서 유 전 의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홍 시장의 사진과 나란히 배치했다. 홍 시장이 정리해야 한다는 기회주의자가 유 전 의원이라는 얘기다. 

월간조선은 "홍 시장이 비판한 이들은 '중도보수' '개혁보수' '따뜻한 보수' '새로운 보수' 등을 운운한다"며 "마치 자신은 깨끗하고, 유능하고, 새롭고, 객관적이란 식으로 온갖 언행을 늘어놓으면서 자기 진영 지지보다는 상대 진영 지지층의 '역선택'에 의존해 '정치 생명'을 이어가려는 듯한 특성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보수' 등은 유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이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4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멤버이기도 했다.

한 정치부 기자는 "기사 내용에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하나도 없는데 유 전 의원 사진에 모자이크 해서 올리는 것은 보도윤리상 부적절해 보인다"며 "유 전 의원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 시장의 글 내용이 유 전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 "하지만 저렇게 정치인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는 사용하는 것은 처음 본다. 기사에 저런 사진을 써도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손바닥 '王(왕)'자 논란을 지적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후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고, 윤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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