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상임위 출석 요구에 불응 중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했다. 이에 '대한민국 장관인가, 국민의힘 당직자인가'라는 야당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이 같은 제목의 성명을 내어 "상임위 의결조차 무시하고 국회에 무단결석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어제부터 시작된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했다"며 "이들에게 과연 대한민국 국무위원, 정부위원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과외교사' 출신인 이종호 장관은 지난 1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불출석한 데 이어, 그제(24일) 전체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23일 제출한 불출석 경위서에서 '의사일정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약속 드린다'던 본인의 말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이처럼 제 앞가림을 못하는 이종호 장관이 국민의힘 연찬회에는 쪼르르 달려가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24일 '과기정통부 2021회계연도 결산안'이 상정된 과방위 전체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장관은 회의에 불참하고 국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회의에서 과방위가 자신들의 출석을 의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불출석했다.
이에 과방위가 곧바로 과기정통부 장·차관 출석요구 안건을 상정·의결했지만 이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장관은 불출석 경위서를 통해 자신의 출석에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너그러히 양해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기사▶과기정통부 장관, 또 과방위 전체회의 불출석)
이 장관 과방위 회의 불참을 국민의힘이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세계일보는 지난 18일 이 장관이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려고 했으나 일부 여권 인사들이 전화를 걸어 만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이 장관에게 전화를 건 인물 중에 과방위 소속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이 장관은 연찬회뿐만 아니라 지난 6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반도체 강사 노릇을 했다. 의총부터 연찬회까지 국힘 행사는 안 따라다니는 데가 없으면서, 결산국회 출석률은 0%"라며 "이 장관이 스스로를 일국의 장관이 아니라 국민의힘 전속 강사나 하수인쯤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조 의원은 유국희 위원장을 향해서도 "제 부처 결산보다 여당 의원들의 '눈도장'을 훨씬 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정부가 원안위를 '패싱'하고 있는데도 정권 눈치만 보느냐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은 원전업체를 방문해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고, 정부는 원안위 심사 기간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정을 발표해버렸다"며 "노골적인 안전경시, 원안위 패싱이다. 그런데 앞장서서 규제기관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원안위원장이 도리어 정권 눈치만 보고 있으니, 국민 안전은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두 사람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소속이 국민의힘이 아닌 대한민국임을 깨닫고, 제자리로 돌아오기 바란다"며 "만약 앞으로도 이런 식의 행태를 반복하겠다면, 차라리 현재 진행 중인 국힘 당직자 공채에 응시하기를 권한다. 물론 그때도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기만한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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