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사 5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 ⓒMBC
김재철 사장이 MBC 창사 51주년 기념식에서 유체이탈 화법을 선보여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30일 MBC 창사 51주년 기념식이 서울 여의도 본사 D공개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재철 사장은 "전투병들이 60~70% 정도 투입된 가운데 뉴스가 만들어 지고 있어 상대사 대비 열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노사 갈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많이 추락된 탓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사장은 "내년에는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당신 가지고 1등을 못해'라고 하면 내가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1등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현재 이런 구조를 만든 사람은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사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170일 파업이 끝난 지난 7월 17일 밤 대규모 인사발령을 통해 47명의 인원을 본인의 전문분야와 상관없는 부서로 보냈다. 또 4차례에 걸쳐 95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을 신천 아카데미로 교육발령 냈다. 게다가 1차 교육 기간이 끝난 조합원 20명 중 18명을 다시 비제작부서로 발령냈다. 이 중 보도국 소속 조합원만 41명에 달한다. MBC는 대선을 앞두고 부족한 인력을 지역 MBC 기자 차출로 매우려고 한 속내도 드러낸 바 있다.

MBC노조는 3일 비대위특보를 통해 "MBC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은 인재들을 내쳤기 때문"이라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파업이 끝난 지 몇달이 지났는데도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고도 MBC 1등 탈환을 외친다니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파업이 끝나고 조합과 조합원들은 MBC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에 최소 6개월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파업이 끝난 후 무자비하게 자행된 해코지로 MBC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의 길은 요원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이날 MBC 창사 51주년 기념식에서 "파업 기간 중에 노조위원장이 보도, 보도제작, 시교, 편성, 라디오 국장 등 5개 국장에 대한 2배수 추천권을 노조에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지 않았다"면서 "그 요구를 받으면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잘 모시겠다는 취지의 말도 들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상습적인 거짓말이 입에 익었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조만간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MBC노조는 "MBC에 최소한의 애정이라도 남아 있다면 제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냥 떠나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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