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물수수 검사와 성추문 검사 파문에 이어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이 충돌하는 검찰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검찰총장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분간 채동욱 대검 차장의 총장 직무대행 체재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되었던 검찰개혁안 발표는 검찰 내부의 반발과 밤사이 청와대와의 조율 끝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0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표표히 여러분과 작별하고자 한다”며 검찰개혁안 발표 취소를 시사했다.

한 총장은 “최근 검찰에서 부장검사 억대 뇌물 사건과 피의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등 차마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며 “검찰총장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한 총장은 이어 “남의 잘못을 단죄해야 할 검사 신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그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검찰의 총수로서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주성영 전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흔들리지 않는 검찰권 행사가 중요한데 검찰권이 송두리째 뿌리가 뽑혀 버렸다”며 “한상대 총장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성영 전 의원은 18대 국회 사법개혁특위 여당 간사를 맡아 중수부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안을 만든 바 있다.

주 전 의원은 “검찰은 ‘뇌물 검사’뿐만 아니라 ‘성추문 검사’로 국민 앞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며 “검찰총장을 비롯한 지도부 사퇴가 우선”이라고 촉구했다.

주 전 의원은 “권재진 장관의 임명은 이명박 대통령 인사권의 일탈이었다”며 “대통령 민정수석을 하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사례는 건국 이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재경 중수부장과 김광준 검사가 문자로 (언론 대응 방안을) 주고받았다는 것은 도의적으로나 공무원 윤리규정에도 어긋난다”며 “이번 기회에 전부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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