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6월 MBC노조에게 MBC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노조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6월말 경부터 최근까지 박근혜 후보측과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 MBC노조가 14일 서울 여의도 MBC본사 지하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파업을 풀고 복귀하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약속했다"고 폭로했다.ⓒ미디어스

MBC노조는 지난 6월 20일경 이상돈 새누리당 정책쇄신특위 위원이 MBC 사태해결에 대한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박근혜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MBC노조에 따르면 이상돈 위원은 “노조가 먼저 파업을 풀고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는 순리대로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위원 발언에 대해 당시 MBC노조는 “파업을 먼저 철회하려면 MBC 사태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공개 언급과 여야 원내대표 차원의 담보가 필요하다”면서 “박 후보의 공개 언급에는 ‘MBC 파업 사태로 언론인들에 대한 대량 해고와 징계는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해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야한다”고 요구했다.

박근혜 후보는 MBC노조의 이 같은 요구가 있은 지 이틀 뒤인 지난 6월 22일 배식봉사 직후 기자들 앞에서 MBC사태에 대해 첫 번째 공식 언급을 했다. 박 후보는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노사가 서로 대화로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면서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의 공식 언급 후 이상돈 위원은 MBC노조에게 2차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상돈 위원이 “박 후보가 ‘노조가 명분을 걸고 들어오면 나중 일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 제가 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상돈 위원은 이후 공개적으로 MBC사태 해법과 관련해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야한다고 수차례 언급을 했다.

MBC노조는 파업 복귀 이유를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약속과 여야국회개원 합의 그리고 박근혜 후보의 해결 의지 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BC노조는 “박근혜 후보가 MBC노조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서 “넉 달이 지난 지금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공개 언급 해달라는 내용에 대해 박 후보가 이틀만에 공식석상에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상돈 위원이 (박 후보와)교감을 나눴다는 부분을 신뢰했고 추가적 메시지로 전달한 ‘책임지고 하겠다’는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오늘 공개한 내용에 대해 당사자들이 부인한다면 2차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파업 재개 여부에 대해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오늘 공개한 내용의 무게나 파장 만만치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진행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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