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MBC노조가 파업 재개 시점과 방법 등을 집행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MBC노조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여의도 본사 10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지부 대의원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87명의 대의원 중 60명이 참가했다. 일부 대의원들은 파업기간 동안 시용직을 또 다시 채용하는 등의 회사 대응을 우려해 파업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대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 MBC노조 부문별 부위원장단이 지난 29일 김재철 해임안 처리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했다. 부문별 부위원장들은 현재 여의도 MBC 1층로비에서 단식·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미디어스

MBC노조의 파업 재개 결정은 지난 2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에 따른 것이다.

MBC는 파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업 재개 시 별도의 찬반투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MBC노조는 지난 7월 18일 파업중단을 논의하기 위한 조합원 총회에서 "김재철 해임이 물 건너갔다고 판단될 경우 별도의 찬반투표 없이 파업재개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8일 김재철 해임안 처리 여부와 12일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결과 등을 가만해 파업 재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잘 주시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대선 정국인 상황에서 파업 돌입 시점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면서 "상황변화를 주시하면서 필요하다면 수시로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MBC노조가 파업 재개를 결정함에 따라 오는 8일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6대 3구조인 이사회 구성상 부결이 유력해 보이지만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의 찬성으로 해임안이 가결될 수도 있다. 방문진 이사회와 환노위 청문회의 결과로 170일동안 파업을 이어갔던 MBC노조가 다시 파업에 들어가면 대선 정국에서 정치권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C노조 부문별 부위원장단은 지난달 29일부터 MBC 여의도 본사 1층 로비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8일째 철야·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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