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정수장학회 문제로 곤혹스러워 하는 새누리당의 답답한 기류를 다룬 기사를 작성했으나 내부 데스킹 과정에서 난데없이 '박근혜 해결론 부상'으로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노사는 대선을 맞이하여 노조의 103일 파업 종료 당시 합의한 '주간 대선보도 점검회의'를 열고 있으며, 노조 측은 지난 18일 열린 회의를 통해 15일 작성된 <與 정수장학회 논란 속 '박근혜 해결론' 부상> 기사가 당초 취재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크게 바뀐 데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 연합뉴스가 15일 오전 10시 38분 작성한 <與 정수장학회 논란 속 '박근혜 해결론' 부상> 기사는 당초 제목이 <새누리, 정수장학회 쟁점화에 '답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15일 오전 10시 38분 작성한 <與 정수장학회 논란 속 '박근혜 해결론' 부상> 기사를 통해 "새누리당 내에서 야당이 총공세를 펼치는 정수장학회 문제의 추이에 촉각을 세우며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악재를 만난 새누리당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당초 해당 기사는 "새누리당 내에서 야당이 총공세를 펼치는 정수장학회 문제 때문에 답답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는 문장으로 시작했으며 제목도 <새누리, 정수장학회 쟁점화에 '답답'>이었다. 정수장학회 문제로 답답해하는 새누리당의 기류를 다룬 기사가 데스킹 과정을 거치면서 난데없이 '박근혜 해결론 부상'으로 바뀐 것이다.

당초 기사에 포함돼 있었던 "그러나 당 내에서는 답답함이나 불만도 감지된다. 이 문제를 풀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라는 내용도 "논란이 커지면서 당내에선 공세적으로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사측은 18일 회의를 통해 정치부장이 "기사 당일 새누리당 분위기도 단순히 정수장학회가 쟁점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를 넘어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었다" "데스크가 고친 것까지 일일이 해명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 측은 "현장 기자는 (기사를 작성한 15일 오전) 10시 20분까지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데스크 보는 11분 사이에 데스크가 취재를 추가로 하니 해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또, 노조 측은 "새누리당 악재는 항상 긍정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쓰는 데 대해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는데 이것도 그 연장선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사측은 "정치부는 리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좀 더 (정치부 취재를) 해본 사람은 기사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론적으로 해당 부장이 충분히 판단했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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