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등 빅이슈로 방송3사의 뉴스 시청률이 급등할 것처럼 보였지만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더 떨어졌다. 21일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3%대, 박근혜 발 빅이슈로 KBS와 SBS는 주말 치고는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21일 방송3사 메인뉴스 시청률 (AGB 닐슨 자료)

이날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AGB닐슨 기준 전국 시청률 3.4%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시청률은 각각 3.3%와 3.1%이다. 반면 같은 시간 방송된 SBS 시청률은 전국 9.6%, 서울 11.9%, 수도권 11.2%로 나타났고 한 시간 후에 방송된 KBS 9시뉴스는 전국 시청률 16.3%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MBC 오후 4시 뉴스의 시청률은 전국 4.0%, 서울 4.6%, 11시 50분 뉴스 시청률은 3.5%로 나타났다. 메인뉴스 시청률이 5분에서 10분 진행하는 뉴스보다 못한 셈이다.

▲ 최근 한달간 일요일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시청률 비교 (단위 : %, AGB닐슨 자료)

주말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고 있는 SBS 8뉴스와의 시청률을 비교하면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의 현 상황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한 달간 일요일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9월 23일을 정점으로 지난 21일 3.4%로 추락했다. 반면 SBS 8뉴스는 11.5~9.4의 진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말 뉴스데스크 시청률 하락의 원인은 바로 앞에 이어지는 주말 연예·오락프로그램의 여파라는 분석이 있다. 21일 뉴스데스크가 최악의 시청률을 갱신할 때 바로 앞서 방송됐던 일밤 ‘나는 가수다2’와 ‘승부의 신’ 시청률은 각각 3.8%, 2.5%를 기록했다. SBS 런닝맨이 18.4%, KBS 해피선데이 1박2일이 18.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 지난 21일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AGB닐슨 자료)

하지만 이 같은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20일 토요일, 동시간대 시청율 1위를 기록한 무한도전(15.1%)에 이어 뉴스데스크가 방송됐다. 이날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4.3%, 21일 3.4%와 비교하면 0.9% 차이다.

결국 MBC 뉴스데스크 자체의 문제라는 분석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최근 MBC의 위기를 시청률이 반영한다는 얘기다.

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MBC 뉴스는 지탄을 넘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일부 간부들이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기 위해 뉴스를 사유화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MBC 민실위는 “김재철 부임 이후 편파보도가 계속됐지만 최근의 편파보도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하다”면서 “MBC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언론인으로서의 판단력과 자존심을 스스로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 뉴스데스크, SBS와 평일 경쟁에선 이길 수 있나?

최근 MBC는 평일 뉴스데스크 시간을 11월부터 오후 9시에서 8시로 한 시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이로서 뉴스데스크는 KBS 9시뉴스를 피하고 SBS 8뉴스와 경쟁하게 됐다.

AGB닐슨은 50위까지 주간 시청률 순위를 집계한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한 주 동안, KBS 9시뉴스 20.3%로 4위, SBS 8뉴스가 9.8%로 35위를 기록했다. 또 여기에 KBS 뉴스7과 뉴스광장2부가 각각 12.1%(22위), 9.5%(37위)로 5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 주간 순위 시청률 순위 50위 안에 들어가는 뉴스보도 프로그램 (AGB닐슨 자료)

MBC 뉴스데스크 주간 시청률은 순위 50위 안에 자리하지 못했다. 50위가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으로 시청률 9.0%임을 감안할 때 뉴스데스크는 지난주 평균 시청률 9%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5일 6.3%, 20일 4.3%를 기록했다.

뉴스 시간 변경은 주간 시청률 4위인 KBS 9시뉴스를 피하고 35위 SBS 8뉴스와 경쟁한다는 점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SBS 8뉴스 역시 뉴스데스크의 상대로 만만찮아 보인다. SBS 8뉴스는 지난주를 제외하면 지난 한 달간 평균 시청률은 11%로 최근 3주간 주간 순위 20~25위 사이를 지키고 있다.

지난 16일 MBC 노조는 특보를 통해 평일 방송시간 변경에 대해 “<뉴스데스크>를 8시로 옮길 경우 시청률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단적으로 SBS 8뉴스와의 경쟁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볼 때 MBC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가 주말 시청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 MBC 노조 특보에 따르면 노조의 항의에 사측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면 뉴스 시청률이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청률이 별로 안 올라 위기감이 높다”며 “이럴 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뉴스 시청률이 오르면 좋지 않겠냐”고 답했다고 한다.

“파업이 끝나면 뉴스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뉴스의 질적 측면에서 파업 시기와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바탕이 돼야 한다. 최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한 여러 비판은 파업 시기와 이후의 보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18일 저녁 뉴스를 분석한 칼럼에서 “(이날 뉴스는) 공영방송이 얼마나 퇴락했는지를 재차 분명히 입증한다”면서 “민영방송인 SBS가 대선 상황임을 고려해 최대한 뉴스 처리에 신중하고 공정하려는 모습이 역력한 반면에, 공영방송이라는 MBC와 KBS의 뉴스 취급은 한 마디로 낙제점 그 자체다. 저질”이라고 평가했다.

MBC가 지금 뉴스데스크 시간변경 보다 더 들어야 할 것은 이러한 비판에 귀 기울이고 나아가 현재의 보도 태도를 변화시키는 게 바탕이 돼야 시청률이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MBC 노조는 지난 특보에서 뉴스데스크 시청률 저조에 대해 “지금 MBC 뉴스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건 <뉴스데스크>가 <조선일보>를 넘어 <빅뉴스>와 <뉴데일리>와 같은 극우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편파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저조의 원인을 가장 잘 짚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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