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PD수첩> PD들에게 대체 작가와 제작 거부 시 징계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배연규 <PD수첩>팀장이 지난 16일 오후 4시 소속 PD들에게 갑자기 일대일 면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연규 팀장은 이 자리에서 18일 오후 6시까지 대체작가들과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노조 17일자 특보에 따르면, 배연규 팀장은 "18일 오후 6시까지 대체작가들과 프로그램제작을 할 것인지 결정하라"면서 "제작을 거부할 경우 <PD수첩>에서 빼겠다"고 말했다.

▲ 지난 12일 해고당한 PD수첩 작가들이 원직복귀를 요구하며 세운 '끝장캠프'. PD수첩 PD들도 일방적 해고 조치에 반발해 대체작가와 제작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스

MBC는 PD수첩 정상화를 위한 토크 콘서트 <응답하라 PD수첩>이 열린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대체작가 모집공고를 내 빈축을 산 바 있다. 하지만 대체작가 구인은 난항을 겪고 있으며 선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교양작가 920여명은 MBC의 일방적인 작가 해고 조치에 반발해 대체집필을 거부하고 있다. 제작 PD들도 대체 작가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배연규 팀장은 "작가협회가 공개 채용에 응모한 작가에게 협회차원에서 불이익을 준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면담에 참석한 PD에게는 "<PD수첩>에서 빼는 방식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나, 경우에 따라서 징계성 발령이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작가가 누구인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입장표명을 강요하는 것은 '묻지마 방송'을 하라는 것"이라며 "배연규 팀장은 '강제발령을 명시적으로 밝히며 <PD수첩> PD들을 협박한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D수첩>의 한 PD는 "대체작가의 신상은 보호하기 위해 밝힐 수 없다면서 후배 PD들에게는 징계하겠다고 협박하는 게 보직부장이 할 일이냐"고 분개했다.

MBC의 한 PD는 이런 조치에 대해 "일대 일로 불러서 면담하는 것은 사상 검증을 하는 게 아니냐"면서 "<PD수첩> 결방에 대해 일선 PD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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