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가 10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점에 섰습니다. 한재희(박시연)를 사랑했던 남자 강마루(송중기)에게 서은기(문채원)는 그저 한낱 이용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강마루는 서은기를 위한 남자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지요. 한재희를 위한 남자로 모든 걸 희생했던 남자 강마루가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는 대신 서은기를 위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얻을 수 있을까요.
힘들게 재회한 서은기를 강마루는 차갑게 외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데 돌아갈 수 없는 남자 강마루가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인물은 의외로, 한재희의 오빠였습니다. 한재희라는 미망에서 깨어난 후 강마루는 서은기를 끌어들인 걸 후회했고, 그녀를 떠나보내기 위해 모진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를 보냈지만, 서은기는 강마루를 극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죽어서라도 강마루를 갖고 말겠다는 어두운 격정 속에서 서은기는 죽음으로 치달았고, 이런 서은기의 질주를 강마루는 미소로 맞이했지요. 하지만 두 사람의 모진 운명이 끝나지 못했습니다.
사고 이후 1년여의 시간 동안 세상과 인간에 대한 모든 애증을 끊어내고 단지 동생의 병원비만 마련하기 위해 숱한 업보를 쌓아온 그는, 자신의 사기로 인해 누군가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에도 냉소와 조소를 보낼 정도로 자기 자신과 인간성에 대한 존엄을 버렸습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서은기에 대한 죄의식조차 스스로의 삶을 타락시키며 견뎌낸 강마루인데요, 그래서 강마루는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헌데 기억을 잃고 학습된 지식도 없는 백짓장 같은 상태의 서은기는 강마루의 거짓말을 오히려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창피해서 모른 척하냐며 서운해 하는 서은기에게 모진 말을 잇는 강마루는 자신의 모진 운명을 새삼 저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강마루의 잔인한 말로도 서은기의 심장은 속일 수는 없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급작스레 한재희의 오빠, 한재식이 등장하자, 강마루는 서둘러 서은기를 안은 채 한재식의 시선으로부터 서은기를 감춥니다.
그리고 서은기를 보호하는 비서로부터 서은기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된 강마루는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늘 차갑고 시크하기만 했던 그의 눈빛이 이 순간 삶의 의지로 번득입니다. 간절한 마음은 인간으로 하여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서은기를 구하고자 하는 애타는 마음이, 위기의 서은기를 구출하게 만들었지요.
강마루에겐 끈질기기만 한 두 여자와의 인연 앞에 착한 남자 강마루는 어떻게 될까요. 이미 강마루의 뇌에서 출혈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에는 전혀 개의치 않았던 그가 서은기를 통해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인생에 대해 다시금 의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그는 진짜 착한 남자로 남을 수 있을까요. 진짜 착한남자라면 떠나가 버리는 남자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하는 남자일 것입니다.
Written by 비춤, 운영중인 블로그 : http://willism.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