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MBC 사장 ⓒMBC

김재철 MBC 사장의 배짱 행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MBC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삼연속으로 불참한데 이어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국감 증인에도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는 지난달 27일 김재철 사장과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을 국감증인으로 채택했다.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MBC 청문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신계륜 환노위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과 정영하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해 여야가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주)MBC나눔에서 주최하는 고엽제 피해자와 관련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열리는 환노위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MBC 홍보실 관계자는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고엽제 피해 환자들을 계속 치료해 왔다"면서 "이번 출장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이 5일부터 10일까지 베트남 출장을 간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국감 출석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세차례나 방문진 이사회에 불참했던 김재철 사장이 출장 중에 전격 귀국해 증인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환노위 국감에 김재철 사장을 반드시 세운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환노위 소속 한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이 8일 출석하지 않는다면 22일 고용노동부 확인국감 때 출석하도록 재의결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이 증인으로 나서는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감은 8일과 22일 두 번에 걸쳐 진행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의 행보에 대해 "MBC 청문회를 거부하고 국감에서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한 새누리당의 입장이 실효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이 22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청문회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민주당 의원과 환노위 소속 한명숙 민주당 의원은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의 이번 출장은 명백한 국회 출석 회피용"이라며 "환노위 국정 감사에 나오지 않는다면 준엄한 사법적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는 굳이 김재철 사장이 참석할 이유도 없다"면서 "베트남에서 열리는 행사는 오는 11월 1일로 김재철 사장은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을 한 달 전에 격려 방문하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나기는 피해가면 그만'이라는 식의 상황 인식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재정, 한명숙 의원은 새누리당에게도 김재철 사장의 국감 출석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까지 무시하게 된 데에 공동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비리자를 계속 옹호하는 정당에 더 이상 집권은 없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MBC노조도 방문진에 이어 국감 증인 출석을 회피하는 김재철 사장의 행보에 대해 5일 특보에서 "국회 출석을 피하기 위해 재벌 회장 같은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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