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드라마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응답하라 1997'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됐다. tvN은 추석 특집으로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응답하라 1997 16부작 전체를 연속으로 방영하기로 했다. 또 메이킹 필름 영상인 0화도 3일 만나볼 수 있다.

'응답하라 1997' 추억을 향수하다

응답하라 1997은 1세대 아이돌 H.O.T와 젝스키스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인 1997년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이다. H.O.T 토니 빠순이 성시원(정은지), 그의 단짝 모유정(신소율), 시원의 소꿉친구 윤윤제(서인국), 윤제를 짝사랑하는 강준희(호야), 말많은 방성재(이시언), 서울에서 전학온 도학찬(은지원) 등 6명이 고등학교 학창시절 겪었던 추억에 대한 이야기다.

응답하라 1997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드라마였다. 연기자들은 부산사투리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드라마의 몰입도를 더했다. 특히 에이핑크 정은지는 이전까지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성시원 역할을 소화했다. 걸그룹 멤버로서의 이미지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성시원으로 살아온 그는 1화부터 H.O.T 전사의 후예 안무를 완벽히 소화해 찬사를 받았다.

▲ 1화 화면 캡쳐, 시원의 집에서 9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DDR 게임을 하는 장면. 이 게임 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끌었던 버터플라이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고 있다.

조연으로 출연한 시원의 부모님 성동일과 이일화의 감초 연기도 빛을 발했다. 추신수, 이대호를 투수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눈썰미는 없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부산갈매기 코치 성동일과 음식만하면 두 개 중대는 먹을 만큼 해버리는 이일화의 생활 연기는 명품이다.

한편 드라마에 삽입된 90년대 주옥 같은 음악도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등 90년대 명곡들이 응답하라 1997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원의 남편은 누구? 윤제 VS 태웅

드라마 전반에서는 90년대 후반의 향수를 자극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시원의 남편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부터 시원을 짝사랑해온 윤제이지만 형인 태웅이 시원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원에 대한 마음을 접기로 결심하다. 시원은 윤제가 노래방에서 고백을 하자 비로소 자신이 윤제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이미 타이밍은 어긋난 후였다.

하지만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것, 6년 후 두 사람은 커피숍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비로소 서로 좋아한다는 마음을 고백하며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아이스 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대쪽 같은 판사로 일하고 있지만 시원 앞에서는 그냥 '맹물'인 윤제, 소꿉친구일 때와 상황이 별반 달라진 게 없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연애를 해나간다.

▲ 13화 화면 캡쳐, 윤제가 시원에게 노래방에서 마음을 고백한 후 6년 동안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 , 이들은 우연히 한 커피숍에서 재회하게 된다.

태웅은 시원의 사랑을 얻기위해 키다리 아저씨로 주변을 맴돌았지만 윤제와 시원이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윤제에게 '형이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 둘 사이를 인정하고 축복해줬다.

마지막 회가 방송되기 전까지 누가 시원의 남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3일까지 2주간 '응답하라 1997' 홈페이지(tvn.interest.me)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 팬들은 윤제에게 89%라는 압도적인 응원을 해 윤제와 시원이 커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깨알 같은 카메오 등장, 드라마 보는 재미 배가

카메오들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신봉선은 부산지역 H.O.T 팬클럽 회장역 맡아 완벽히 소화했다. 신봉선은 이 역할을 위해 앞머리까지 자르는 등의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이윤석이 붕어빵 장사로, 제국의 아이돌 임시완이 시원이 채팅에서 만난 서울 오빠로, 아나운서 박지윤이 준희 6, 7번째 쌍둥이 누나로 분해 재미를 주었다. 이 밖에도 김태원, 정주리, 정명옥, 김종민, 손진영 등등 수많은 카메오들이 출연했다.

'응답하라 1997' 케이블 드라마의 신기원을 이룩하다

시청률 2%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평을 받는 케이블 드라마 시장에서 응답하라 1997은 마지막 회 시청률 7.55%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방송된 다음날은 하루 종일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드러났다. 또한 마지막 회 예고편은 조회수 50만이 넘을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음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은지, 서인국이 듀엣으로 부른 쿨의 'All For You'는 방송이 끝난 지금까지도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 2화, 시원과 윤제가 첫 키스 하는 장면 화면 캡쳐. 시원·윤제 커플 지지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이 배경음악으로 나와 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잘 표현해 줬다.

한편 많은 스타들도 트위터를 통해 응답앓이를 고백했다. 94년 생인 손연재 선수도 트위터를 통해 "응답하라 1997, 드디어 다 봤다. 꺄 정말 좋다"고 밝혔으며 안혜경, 김동률, 이홍기, 강민경 등도 응답앓이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고쇼 진행자인 고현정도 정은지, 서인국이 출연했을 때 "요즘 이거 안 보는 사람 있냐"면서 응답하라 1997 팬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 탁월한 연출과 깨알 같은 카메오, 90년대 명곡들이 삽입된 배경음악 등 두 달 동안 수많은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줬던 응답하라 1997은 10월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화에서 6화, 7화에서 12화, 13화에서 16화와 0화가 각각 방송된다. 응답앓이에 빠졌던 시청자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다시금 감동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보지 않은 시청자들이 있다면 이번 추석 기간에 이 매력적인 드라마에 한 번 빠져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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