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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현실 속 강남스타일[지역에서 본 세상]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 추진단장 | 승인 2012.09.25 15:39

‘오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 추진단장  mediaus@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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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ar 2013-03-10 09:43:57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cesar 2013-03-10 09:43:55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cesar 2013-03-10 09:43:55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cesar 2013-03-10 09:43:55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cesar 2013-03-10 09:43:55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cesar 2013-03-10 09:43:50

              빤 강남스타일’은 모두 좋기만 하나


              ▲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사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하나 정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 쓰는 글입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싸이가 부르는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빤 강남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칭찬 또는 찬양입니다. 아니면 이 노래가 얻은 인기나 싸이가 이 노래로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기나 성공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데, 거기에 무슨 심오한 까닭이 있는 것처럼 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가수 싸이라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랫말이 따라 부르기 쉽고 곡조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말춤’이 대박이라서 그렇다 등등.

              그래요 다 맞는 말일 테지요. 이런 노래나 이런 문화에 둔감한 제가 봐도 틀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러니 대중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 또는 대중문화를 즐겨 누리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까닭이 없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 스타일’이 이른바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젖혔다는 얘기들입니다. 이 또한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류 문화 또는 산업이 여태 해 왔던 방식과는 크게 다른 ‘스타일’로 예전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로 인기와 성공을 거뒀으니 말씀입니다.

              강남의 <비열한 거리>에 분칠하는 ‘강남스타일’

              그런데 말씀입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러주는 그런 얘기들은 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말해주는 글들도 마찬가지로 드뭅니다.

              제가 이렇게 한 마디 거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 또는 수구 매체는 물론이고 진보 매체들도 이런 측면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못난 나라도 한 마디 씨부랑거려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 보수 매체는 싸이의 이번 노래가 ‘강남’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렸고, 그것을 돈으로 헤아려보면 엄청난 크기라는 식으로 제 자랑을 해댔습니다. 이런 자랑은 ‘강남’이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한 무엇이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 시궁창 쓰레기 같은 데가 강남이라고 여긴다면 이렇게 널리 알려진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겠습니다만.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볼까”요? ‘오빤 강남스타일’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강남 찬가’임이 틀림없습니다. 노래가 그리는 여자와 사나이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그래서 생각지도 못할 상반되는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갖춘 모습들입니다. 노랫말 그대로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여자는 낮에는 따사롭고 인간적이고 품격 있다가도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반전이 있습니다. 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놀고 이 때다 싶으면 묶은 머리를 푸는데 그 모습이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합니다. 정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입니다.

              사나이는 어떻습니까? 낮에는 따사로우면서 어떤 규정에 매이지 않다(식지 않은 커피를 ‘원샷’ 때리는)가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립니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가 되면 미쳐 놀고 근육도 심장도 모두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멋진 오빠가 바로 ‘강남스타일’입니다.

              그런데요, 실제 ‘강남’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사회 자본주의가 내어뿜는 여러 욕망이 가장 많이 들끓는 데가 아닌가요?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그 부의 대물림을 위한 그들 애씀의 결과로 사교육이 가장 번창하는 지역으로도 꼽힙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우리 사회 삐뚤어진 성적지상주의 경쟁 교육의 최첨단이 바로 이 곳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살다 보니 다른 욕망들도 넘쳐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9월 23일 주인이 구속된 강남 논현동의 우리나라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만 봐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대로라면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무려 182개나 되는 ‘룸’을 갖추고 대리석벽으로 가려진 비밀통로를 리모컨으로 여닫았으며 재빨리 성매매를 하기 위해 룸과 호텔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만들어 붙였답니다. 아가씨만 400명이 넘었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치면 종업원이 1000명 수준이었다고도 합니다.

              하룻밤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200~300차례 됐다고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2010년 7월 문을 연 이래 2012년 5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이뤄진 성매매 전체 건수는 8만8000차례 정도로 한 해 매출이 65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30억 원 넘게 탈세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편으로 경찰관들에게 3000만원을 웃도는 뇌물을 갖다 바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랑 붙어먹지 않았을 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가 썩으면 그 하나만 썩지 않고 옆에 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썩고 마는 그런 이치입니다.

              부자들 욕망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울시가 파악해 본 ‘자살 고위험 지역’에 그 모습이 날것으로 들어 있습니다. 서울의 자살 고위험 지역 행정동은 모두 26개였는데 24곳이 강북권이었고 강남은 2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2곳이 바로 ‘어제오늘내일’과 같은 룸살롱 따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강남이 칭찬이나 찬양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사랑은 없고 욕망만 있습니다. 영화 제목을 빌려서 말하자면, <비열한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싸이는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 강남을 칭찬과 찬양의 대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이러면서 말입니다.


              ▲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2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선 진출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POP 댄스 플래시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 인기 K-POP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한류드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22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결선이 열린다. ⓒ 연합뉴스
              이러는 가운데 대부분 사람들은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강남을 멋지고 좋은 동네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의 엄청난 성매매 규모가 상징적으로 일러주는 욕망의 비열함과 더러움 따위는 생각도 않겠지요.

              ‘오빤 강남스타일’은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니 이처럼 알게 모르게 머리에 새겨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자는 얘기는 제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제게 이렇게 시비를 걸 수도 있습니다. “노랫말을 새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면 저는 콩나물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시루에 담긴 콩나물은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물을 새겨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뿌려진 물은 그냥 주루룩 흘러내리고 맙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듯 하는 그런 존재가 딱딱한 교실에서 받는 가르침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이고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라고?

              지금부터는 사족(蛇足)처럼 덧붙이는 곁말입니다. 싸이와 싸이의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웃고 비꼬아 성공했다는 얘기가 한 쪽에 있는 모양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와 ‘오빤 강남스타일’이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데도, 천연덕스럽게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긴다고 여기면서 그것 자체가 강남에 대한 비꼼 또는 비웃음이라 해석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싸이가 강남스타일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근육 못지않게 심장도 울퉁불퉁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삽니다. 강남 부자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이들은 자기네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삽니다. 돈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강남에서는 한 때 반바지에 ‘쓰레빠’ 신은,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뒹굴던 것과 같은 차림으로 스포츠카를 몰고 값비싼 술집에 드나드는 그런 차림새가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싼 술집도 자기 집 앞 구멍가게처럼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뻐김 따위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싸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까지는 제가 잘 몰라도, ‘오빤 강남 스타일’에 나오는 싸이의 모습이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강남스타일인 여기 이 오빠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마구 살아도 아무 탈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니 싸이와 싸이의 작품 ‘오빤 강남스타일’이 강남에 대한 비꼼이나 비웃임일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1963년 경남 창녕 출생. 1999년 경남도민일보 입사. 1998년 잡문집 <따지고 뒤집기의 즐거움과 고달픔>, 1998년 공동시집 <사람 목숨보다 값진>, 2008년 <습지와 인간-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 펴냄.   삭제

              • d 2012-10-05 13:07:18

                윗분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런 글도 있어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강남에서, 그리고 강남이 벌이는 무자비한 상징적 폭력과 별개해 노래는 강남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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