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완전히 파업이 정리된 것은 아니나, MBC 파업으로 <무한도전>이 연이어 결방되던 당시는 올해 안에 <무한도전>이 정상 방영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그때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그동안 <무한도전>을 기다려준 시청자를 위해 공연을 기획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무한도전>이 장기 결방 중이었던 터라 평소 <무한도전>을 즐겨보던 시청자들은 그 콘서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 당시 홍보문구 중에는 '그동안 <무한도전>을 사랑해주고 아껴주셨던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팬들과 직접 호흡하고 만날 수 있는 대형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라고 적혀 있었다.

콘서트 기획은 <무한도전>의 멤버 길이 속해있는 리쌍컴퍼니에서 주최하지만, <무한도전> 출연진이 전원 출연하는 만큼 당연히 <무한도전>과 관련되어 있고, 콘서트가 끝난 이후에는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주최했던 콘서트처럼 방영도 되는 줄 아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오는 11월 말로 예정되어 있는 '슈퍼7' 콘서트는 <무한도전> 프로그램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벤트이다.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전원 참석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콘서트이다. 때문에 콘서트 제목도 <무한도전> 문구를 삽입하지 않은 '슈퍼7'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운운하는 홍보 문구는 당연히 다수의 사람들에게 <무한도전> 프로그램도 관여한 이벤트 기획이라고 받아들일 만했다.

애당초 <무한도전>과 아무 관련 없는, 단지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멤버들이 전면에 나선 상업성 물씬 풍기는 콘서트라고 제대로 소개했더라면, 현재 '슈퍼7' 콘서트를 둘러싼 논란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슈퍼7' 콘서트는 <무한도전> 타이틀이 아닌 '슈퍼7'이라고 자신들의 콘서트를 소개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관여하든 안 하든, 리쌍을 비롯한 '형돈이와 대준이'로 가수로서 성공을 거둔 정형돈, 그리고 국민MC 유재석 등이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콘서트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방송 활동 외엔 행사를 전혀 뛰지 않는 이 시대의 슈퍼스타 유재석이 콘서트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진행렬을 기록할 수도 있겠다.

'슈퍼7' 콘서트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전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설령 <무한도전>이 관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무한도전>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 기획이었다. 때문에 얼마 전 공개된 '슈퍼7'의 과도한 티켓 가격부터, <무한도전> 방영 시간과 겹치는 콘서트 일정까지, 어느 것 하나 <무한도전>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던 팬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의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슈퍼7'의 불똥은 결국 김태호PD에게까지 번져버렸다.

논란 이후 티켓 가격을 낮추긴 했지만,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단독 콘서트와 맞먹는 티켓 가격은 과연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나서는 '슈퍼7' 콘서트 가격이 그만한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슈퍼7에 참여하는 이들은 <무한도전>에서 방영한 여러 가요제를 통해, 기존 가수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를 몰고 간 전력이 있는 <무한도전> 멤버들이다. 거기에다가 길이 속해있는 '리쌍'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힙합 래퍼 그룹 중에서도 정상급에 속해있는 유능한 뮤지션이다. 최근 가수로 겸업을 선언한 멤버들도 있고, 그리 많진 않지만 큰 무대에도 여러 번 서본 경험이 있는 멤버들인 만큼, 공연 퀄리티를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무료 혹은 다소 낮은 가격으로 입장이 가능한 행사가 아니라, 보통 가수들의 콘서트 가격과 맞먹는 비용은 당연히 공연을 보는 눈의 시선이 높아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만약 고액의 티켓 가격이 지불된 무대에서 <무한도전>과 TV에서 보여줬던 그 퀄리티 수준의 공연만 보여준다면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충분히 각오해야 할 일이다.

티켓 가격부터 시작해서 공연 시간대까지 예매가 다가오는 시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슈퍼7' 콘서트는 <무한도전>과는 아무런 관련은 없는 것으로 명확히 판단 받았다. 진행과정에서 뒤늦게 잡음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차라리 지금 훌훌 털어놓고 가는 게 최선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예매가 끝나고 난 이후, 공연이 다 끝난 시점에서야 '슈퍼7' 콘서트는 <무한도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벤트라고 알려지면 행여나 <무한도전> 때문에 고액의 티켓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관람했던 이들의 배신감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7'이 <무한도전>과 관련 없는 콘서트라고 하더라도 몇몇 출연진 개인 팬덤은 대형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때문에 <무한도전>과 아무런 관련 없이도 실제로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유재석을 보고 싶어서 콘서트로 몰리는 사람들만 해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업성 짙은 '슈퍼7'이 홍보 과정에서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 못지않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두텁고도 막강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무한도전> 팬덤의 심리를 절묘하게 건드린 성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무한도전> 프로그램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단지 <무한도전> 출연진들을 사랑해주고 아껴주셨던 팬들을 위한 고액의 상업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슈퍼7'. 하지만 오늘날 그 출연진들이 정상급 아티스트 못지않은 티켓 가격을 받을 만한 위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무한도전>과 관련이 없다 해도 여차하면 콘서트와 아무 관계없는 <무한도전>에까지 불똥이 튈 여지가 많다. 또한 공영 방송인 <무한도전>을 프로그램 몇몇 출연진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앞으로 콘서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잡음 없이 공연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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