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인혁당 발언’에 <경향><한겨레> “헌정무시” 등 격한 비판

■ 박 발언 비판없이 옮기고 감싸안은 <조중동>도 '역사인식' 평가받아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0일 “인혁당 대법원 판결은 2개”라며 또다시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역사의 판단을 거부하는 ‘폭탄발언’을 내놨다. 야당과 네티즌들은 ‘대통령 꿈 접어라’는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니, 이 정도면 ‘자폭발언’이다.

박 후보의 일거수일투족과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아왔던 언론이 이를 비판하지도, 제대로 보도하지도 않는다면 의도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 1면과 종합면 등에서 이를 크게 다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면에서 다루지 않고 종합면에서 보도했는데, 비판적 시각은 없고 박 후보의 발언 내용과 설명까지 덧붙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옹호해주는 식이다.

<경향> “朴 ‘헌정무시”, <한겨레>“사법살인 옹호”, <한국>“논란”

경향은 1면 톱 <박근혜 “인혁당 대법판결은 2개” 헌정무시> 제목의 기사에서 박 후보의 발언이 “삼권분립 등 헌정절차가 정지된 유신 때 이뤄진 유죄판결과 민주화 이후 사법부가 무죄로 교정한 판결의 효력을 동일시한 것이다. 이미 역사적, 사법적으로 판단이 내려진 사인까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 두고 ..박근혜 유신때 판결 옹호> 제목의 1면 톱 기사에서 한 법학전공 교수의 입을 빌어 “독재시절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을 민주적 정통성이 확보된 재판부에서 바로잡은 것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무책임하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역시 <인혁당판결 두가지, 박근혜 발언 논란> 제하의 1면 세컨드톱 기사를 싣고, “박 후보가 법원의 최종 판단을 인정하지 않은 듯한 발언을 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중동> “내 무덤에 침 뱉으라는 말에 함축” 제목-관점 ‘쌍둥이’

조선일보는 3면에서 <朴 “내 무덤에 침 뱉으라는 말, 유신 모든 것 함축”이란 제목에서 이 발언을 다뤘다. 이 기사에는 박 후보의 발언을 상세히 전달하면서 그의 ‘핵심 측근’의 입을 빌어 “당시 나라 안팎 사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불가피하게 유신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설명하려 이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인혁당 사건에 대한 박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발언 사실만을 전하고는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8명에 대해 20시간만에 형을 집행해 논란이 됐다. 지난 2007년 대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무죄가 선고됐다”고만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한 조선일보 김봉기 기자는 인혁당 사건의 문제가 정말로 ‘유신독재에 의해 자행된 반인권적 조작사건’이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20시간만에 형을 집행한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조선일보식’으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호도한 사례다.

어찌된 일인지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는 제목도, 내용도, 관점도 조선일보와 쌍둥이다. 마치 3개 언론사 취재-편집기자들이 서로 ‘담합’하고 취재해서 기사쓰고 제목을 잡은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동아도 5면에 <박 “유신 평가는 ‘내무덤에 침을 뱉어라’ 아버지 말에 다 함축”>(홍수영 기자)이라는, 조선일보와 똑같은 제목을 뽑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역시 ‘박 후보측’의 입을 빌어 “박 전 대통령의 말은 경제번영과 독재에 대해 후대 평가에 맡기고 국가만 보고 일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박 후보 발언을 너그러이 감쌌다. 또 “박 후보가 이날 과거사 논란에 대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일, 사명에 대해서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해설까지 덧붙였다.

중앙일보의 5면 톱 제목도 <“내 무덤에 침 뱉으라는 아버지 말에 모든 것 함축”>이다. 신용호-허진 기자는 이 기사에서 박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 뒤 역시 ‘새누리당 관계자’의 입을 빌어 “과거사에 대한 입장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박 후보가 과거를 놓고 논쟁에 휩싸이기보다 정책과 비전, 미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대선 후보로 나선 박 후보의 퇴행적 역사인식과 헌정무시 발언은 ‘역사적 평가’ 뿐만 아니라 12월 대선 전에 반드시 국민의 검증과 평가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대통령보다도 더 큰 권력을 휘두르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국민의 검증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다음은 11일자 아침 전국 단위 종합일간신문의 1면 기사의 제목

<경향신문>

박근혜 “인혁당 대법 판결은 2개” 헌정무시

‘치유’ 원하는 사회, 상처받은 자가 넘쳐난다

북 수해 지원 제의 7일만에 수용

<국민일보>

부동산 양도.취득세 감면 ‘내수살리기’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 최고 무기징역

MB 북극에 간 까닭? ‘모순의 땅’서 개발.보존 해법찾기

<동아일보>

中 “다오위다오를 영해기점으로” 전격 선언

“일부 의사 돈벌이 혈안 마구잡이 미검증 시술”

중고교생 40% “아동포르노 본적 있다”

미분양주택 양도세 5년간 면제

<서울신문>

학생 ‘인질’로 싸우는 교육자님들

‘조삼모사’ 경기부양책

불황에도 ‘부자’해외서 카드 178억 펑펑

<조선일보>

中, 北청진항도 진출..5개항 확보전략

19세미만 성폭행 살인죄보다 엄벌

北, “남측의 수해지원 받겠다”

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살인 서진환/ 그 보름전에도 같은 수법 성폭행

울산 ‘복면 테러’ 민노총 압수수색

<중앙일보>

“진화하는 대북정책 추진해야” 박근혜 중앙글로벌포럼서 안보문제 입장밝혀

미분양주택 올해 안에 사면 양도소득세 5년동안 면제

북, 남측 수해지원 수용..“물품.수량 알려달라”

<한겨레>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두고..박근혜, 유신때 판결 옹호

북 “남쪽 수해지원 받겠다”

원천징수 근로소득세 덜 떼고 덜 돌려받는다

<한국일보>

中, 댜오위다오 영해기선 전격 선포

“인혁당 판결 두가지” 박근혜 발언 논란

로펌에 포획된 공정위

오늘부터 쏘나타 48만원 싸진다-9.,10경제활성화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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