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고’와 ‘국민대’ 등 허위학력 기재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길영 KBS 이사의 학력 조작을 입증하는 자료가 또 다시 공개됐다. 이길영 이사는 오늘(4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첫 회의에서 이사장으로 호선될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4일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어 이길영 이사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입학시에도 ‘국민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사칭했다고 밝혔다.

▲ 이길영 KBS 이사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입학시 '국민대'를 졸업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배재정 의원실

배재정 의원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길영 씨의 대학원 학적부상 ‘타학교 학사학위 취득여부’란에 ‘국민대학교 농업경영학과 졸업’이라고 적혀 있다”며 “대학원 입학 시에도 ‘국민대학교’를 졸업했다고 사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길영 이사는 95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문제는 이길영 이사가 ‘국민산업학교(입학당시인 65년에는 중앙농민학교)’를 졸업했으나 공직 진출 과정에서 ‘국민대학교’로 허위 기재해왔다는 사실이다.

이길영 이사가 과거 문공부 직원으로 재직할 당시 ‘국민대 농업경영과’(1969년 8월~1971년 2월)를 다닌 것으로 명시돼 있다. 논란이 일자 그는 “문화부 인사과 담당자의 실수”, “제 스스로 국민산업학교에 관해 단 한 번도 허위로 기재하거나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2007년 원장으로 재직했던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국민대 농경제학과 졸업’이라고 기재됐다는 사실이 3일(어제) 드러났다. 이길영 이사의 해명과는 거리가 있는 자료가 공개된 셈이다. 여기에 오늘은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을 다닐 때에도 ‘국민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허위기재했다는 사실이 또 밝혀진 것이다.

배재정 의원은 “이길영 씨가 졸업한 ‘국민산업학교’는 정규대학이 아닌 각종학교로 ‘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당연히 ‘국민대학’, ‘산업대학’이라고 쓴 것은 허위 학력 기재”라고 비판했다.

배재정 의원은 “국민산업학교는 72년 폐교됐으며 당시 문화공보부는 국민산업학교의 학적부를 국민대학교가 인계해 학적 및 졸업(성적)증명서 발급 및 유지 관리 업무를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폐교된 학교 대신 문공부 지정에 따라 증명서 발급을 대행해왔던 것일 뿐 ‘국민대학교’는 ‘국민산업학교’와는 전혀 다르다”는 국민대학교 관계자의 발언을 함께 공개했다.

이 밖에도 배재정 의원은 “문화부 인사기록에 ‘국민대학’의 입학년도가 ‘69년 8월’로 기록돼 있다”며 이길영 이사가 국회에서 “추천자의 실수로 ‘65년 8월’을 ‘69년 8월’로 잘못 기재했다”는 해명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앙농민학교’가 ‘국민산업학교’로 개명된 시기가 69년임을 감안할 때 ‘국민대학’을 사칭하기 위해 국민대학과 비슷한 이름으로 개명된 시기인 69년을 입학년도로 속여 온 것이라는 의혹이다.

배재정 의원은 “‘거짓 학력 사칭’이 이렇게 온 천하에 드러난 이상 이길영씨는 본인의 입으로 약속한대로 KBS 구성원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KBS 이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지난달 27일 국회 문방위에 출석해 본인에게 제기된 ‘거짓 학력 사칭’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경우, KBS 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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