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보다 무서운 것이 연패인데 기아는 올 시즌 연패의 늪에 너무 자주 빠지고는 합니다. 팀 운영이 안정적이지 않은 기아로서는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지만, 이런 모습은 시즌이 끝난 후에도 크게 바뀌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윤석민이 나서도 승리하지 못하는 기아, 과연 연패 탈출은 가능한가?

지난 경기에선 류현진이 ML 스카우터 앞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투수가 되었지만, 윤석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스카우터들 앞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물론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다하기는 했지만 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갔다는 점에서 윤석민의 투구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김혁민과 윤석민의 선발대결에서 기아가 우세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대였습니다. 윤석민은 2회까지 삼진 4개를 잡으며 한화를 압도해 나갔지만 문제는 3회였습니다. 선두타자인 고동진에게 안타를 내주더니, 신경현에게까지 안타, 1사 후 오선진에게 선취 2타점 2루타로 한화는 기선제압에 성공했습니다.

2회까지 완벽하게 당하다 3회 찾아온 기회에 안타 한 방으로 해결하는 한화는 기아보다는 한 수 위였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더욱 단단해진 느낌을 보여주는 한화에게 기아는 너무 쉬운 팀이었습니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은 한화의 타선과 비교해도 크게 나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선취점에서 앞선 한화는 두 경기 모두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 기아 선발 윤석민 ⓒ연합뉴스
김혁민에게 3회까지 삼자범퇴로 물러났던 기아 타선은 4회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인 김선빈이 삼진을 당하고, 김원섭이 1루 직선타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나지완이 적시타를 치며 23이닝 만에 겨우 1점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안치홍이 후속타를 치기는 했지만 조영훈의 타구가 우익수 고동진에 잡힌 것은 아쉬웠습니다.

어렵게 1점을 뽑은 기아는 6회 1사 후 김원섭이 안타를 치고 나간 후 나지완이 적시 2루타를 치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나지완은 기아의 3경기 동안 뽑은 2점을 모두 홀로 담당하며 4번 타자 역할을 해주기는 했지만, 기아의 공격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는 점이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2-2 동점 상황에서 한화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경언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대수의 번트에 이어, 고동진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중요한 추가점을 올리며, 기아의 추격을 힘겹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후반 나온 추가점이라는 점과 기아가 좀처럼 대량 득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7회 한화의 추가점은 결정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김혁민은 7이닝 동안 100개의 투구로 6안타, 1사사구, 6삼진, 2실점으로 시즌 7승을 올렸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팀이 대량 실점을 하며 졌다는 점에서 기아를 상대로 한 이번 그의 호투는 많은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기아 부동의 에이스인 윤석민은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으로 5안타, 1사사구, 9삼진, 3실점을 하며 시즌 6패째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기록만으로 보면 김혁민보다 좋은 모습이었지만 결정적인 실점을 당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줄 필요가 있었지만, 그저 선발투수로서 역할에 만족하는 피칭에 머물고 말았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기아가 한화에 비해 안타를 하나 더 쳤지만 공격 집중력에서 좀 더 좋았던 한화는 기아를 상대로 2연승을 하고 대전 홈구장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대화 감독 부재 후 충격요법이 이어지며 팀 전체의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다가옵니다.

기아로서는 다시 3연패에 빠지며 올 시즌 4강은 더욱 힘들어 보입니다. 공격이 안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의욕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백업 요원들이 주전으로 활약하다보니 팀 전체의 피로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져 보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9월 선수단 확대에도 기아가 올린 선수가 유동훈, 윤완주와 이호신이 전부일 정도로 팀 스쿼드에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다른 팀들보다 적은 인원을 추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팀 전체가 위기에 빠진 기아로서는 연패도 문제이지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득점력 빈곤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선수들이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선수들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의 선수들이 치열한 막판 경쟁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에서 선뜻 5할 승부도 예상하기 힘든 기아. 이 연패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위기에 빠진 기아가 과연 최악의 시즌으로 가느냐, 극적인 역전을 통해 4강에 합류할 수 있느냐는 결국 선수 개개인의 정신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앤서니와 윤석민까지 마운드에 올라 패한 기아. 마지막 보루로 나서는 김진우가 과연 박찬호를 넘어 연패를 막고 새로운 시작을 열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더 이상 물러날 수도 없는 기아로서는 명가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줘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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