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로 구성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MBC의 보도영상 부문 해체에 대해 "파업기간에 강한 결속력을 보인 카메라 기자를 향한 분풀이"라고 비판하며 원상복귀시키지 않을 경우 협회 차원에서 MBC를 모든 뉴스의 공동취재단(풀단)에서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태양식)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앞에서 MBC의 영상부문 해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양동암 MBC영상기자회장이 영상부문 해체의 경과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지난 17일 MBC는 지난 17일 영상취재1부·2부, 시사영상부 등이 속한 보도영상 부문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MBC 구성원들은 이를 두고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보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보도영상 부문에 속해 있던 카메라기자들은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등 10여개 부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KBS, MBC, SBS 등 방송3사를 비롯해 전국의 방송사 카메라 기자 71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태양식)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뉴스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업무의 효율도 높일 수 없는 보복성 조직개편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우리의 설득이 받아지지 않을 시 △MBC 카메라기자가 출입처 기자실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현재 이뤄지고 있는 모든 뉴스 풀단에서 배제시킬 것"이라며 "협회를 통한 공조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입처, 공동취재단 구성 등에 있어서 방송사 카메라기자들 사이의 공조는 방송사내의 부서 대 부서별로 이뤄지는데 MBC 경영진이 보복 차원에서 영상부문을 아예 폐지했기 때문에 이를 원상복귀하지 않을 경우 취재부서의 장과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협회는 "보복성 조직개편은 뉴스영상의 질적 저하로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총체적인 대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대한민국 모든 카메라기자들은 MBC 경영진의 조직개편 만행이 원상회복 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해 희한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며 "영상물에 있어서는 비전문가인 취재 부서장들이 영상물을 지휘하고, 책임을 지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성호 회장은 "제가 17년동안 취재기자 생활을 해왔지만 카메라를 통해 어떻게 현장을 포착하고, 편집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정치부장, 경제부장 등 취재부서장들 가운데 영상물에 대한 전문가가 있느냐"며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지 모르겠다. 조직개편안이 아니라 조직파괴안"이라고 비판했다.

태양식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장은 "MBC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카메라 출동>은 카메라 기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MBC가 하루아침에 카메라 기자들을 바깥으로 내모는 것을 보니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조직개편은 대한민국 모든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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