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업체들이 동아일보 종편채널 ‘채널A’에 방송장비를 납품했으나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아 말썽이다. 장비납품계약을 맺고 장비업체들로부터 장비를 조달받은 동아종편과 KT 모두 서로 책임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장비 업체들은 잔금을 받기 위해 내용증명 공문을 보내고 일부 장비 업체들은 KT와 법적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편 '채널A'는 방송시스템 구축을 위해 KT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T는 SI(System Integration, 네트워크,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의 요소를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이 함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로서 각종 방송장비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2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를 통해 장비를 공급한 회사에게 동아종편 출범 1년 8개월 지나도록 아직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았다. 동아종편은 지금까지 해당 프로젝트가 완료되지 않았다면서 대금의 80% 정도만 주고 잔금을 KT에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KT는 납품받은 업체들에게 나머지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A장비업체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아종편에서 프로젝트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금 지급을 완료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SI인 KT를 통해 장비 업체들이 하청을 받는 구조”라면서 “장비 업체들이 동아종편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장비 공급 계약을 한 KT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동아종편에 장비를 공급한 B업체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다”면서도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론에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C업체 관계자 역시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말할 게 없다”고 밝혔다.

다른 방송장비업계 관계자는 “KT가 동아종편에게 돈을 받고도 업체들에게 돈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동아종편이 잔금을 주지 않아 KT가 계약을 맺은 장비 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동아종편이 1차적인 잘못이 있겠지만 KT도 SI로서 책임이 있다”며 “(장비 업체들이)KT와 계약했기 때문에 받지 못한 돈을 KT가 보상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동아종편(채널A)·KT, '네 탓'만

동아종편은 미지급 대금에 대해 “우리(채널A)와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라며 “이미 지급해야 할 것은 모두 지급했다”고 말했다.

동아종편은 “방송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KT와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장비 업체들과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비 업체들은 채널A가 아니라 KT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KT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 홍보실 관계자는 “아직 (채널A 시설에 대한)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동아종편에서 대금을 다 줬다는 것은 지금(준공 전)까지 줄 대금을 모두 줬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직 우리(KT)도 대금 전부를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준공 승인을 마치면 장비 업체들이 잔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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