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로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홈런 두 방으로 역전 시겼던 기아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재역전을 허용한 것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부진한 불펜으로 인해 역전을 허용했다는 점은 이후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로 다가옵니다.

최향남의 부진, 불안한 불펜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윤석민과 노경은의 선발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최근 기아의 막강한 선발 활약이 이번 경기에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바랐습니다.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윤석민은 자신의 몫을 다해주었지만 결과적으로 불펜이 무너지며 3연승을 코앞에 두고 패배한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두산은 3회 1사 후 오재원이 볼넷을 얻고, 4번 타자 윤석민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습니다. 1회부터 안타들이 나오며 선발 윤석민을 불안하게 하던 두산은 3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사직 구장에서 홈런포를 장착하기 시작했던 기아 타선은 6회 백투백 홈런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하더니, 안치홍과 차일목의 안타를 묶어 3-1까지 벌어지며 승기를 잡아갔습니다. 볼넷이 많기는 했지만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가던 노경은은 6회 시작과 함께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5회까지 75개의 공으로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단 3개의 공으로 2실점을 하는 상황은 노경은에게는 아쉬움이었을 듯합니다. 완벽한 타이밍에서 나온 홈런 두 방은 그동안 호투하던 노경은을 마운드에서 내리게 만들었고 이런 흐름은 기아의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7회에도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희생 번트와 2루 땅볼로 3루까지 진루시키고, 나지완이 적시타를 치며 4-1까지 앞서나가며 잠실벌에서 곰을 잡고 3연승을 이어갈 것 같았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며 타격 응집력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은 흥미로웠습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6이닝 동안 90개의 투구로 6안타, 3사사구, 4삼진, 3실점을 했습니다. 두산이 역전에 성공해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홈런 두 방에 무너진 그로서는 아쉽기만 했을 듯합니다. 노경은이 중반을 넘어서며 무너진 것과 달리,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은 초반 흔들림을 털고 멋지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윤석민은 6과 1/3이닝 동안 106개의 공으로 5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 무자책으로 선발로서 소임을 다했습니다. 추반 불안함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에이스답게 추가 실점 없이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했다는 점에서 윤석민의 부활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최향남을 대신할 수 있는 투수가 있었다면 9회 선두 타자인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준 상황에서 교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경험이 많은 최향남을 믿을 수밖에는 없었지만 지난 사직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감이 떨어진 피칭을 한 최향남은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기아는 홈런포로 역전 시키며 기분 좋은 3연승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불펜이 불쇼를 내며 재역전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불펜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주말 두 경기 모두 불안한 불펜으로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옵니다.

기아 선발들이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타자들이 홈런포를 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대반격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중요한 불펜 자원들이 제몫을 해주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단단한 마무리가 중요한 현대야구에서 기아의 고민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