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은 임기 내내 단 한 명의 양심수도 사면하지 않았다”

2일 8·15특별 사면을 앞두고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대통령의 사면권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낡은 법과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양심수를 풀어주는 것이야 말로 사면권의 올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 8월 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공안탄압 중단과 8·15 양심수 석방을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권순택
기자회견에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총 4차례 진행됐는데 양심수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면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단독사면)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 재벌 총수들에 대한 사면으로 집중돼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양심수들은 가석방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쌍용자동차 한상균 전 지부장도 이틀 후 만기출소한다”면서 “이렇듯 그동안 양심수들을 외면한 것이 이명박 정부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회의 진보와 생존권을 위해 활동한 자들에게 은혜를 베풀라는 게 아니라 그들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당연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라고 사면을 촉구했다.

또한 “공안정국에 따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자 수가 크게 늘어났고 철거민, 노동자들의 구속도 증가했다”며 “양심수들을 그대로 두고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말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용산참사로 인한 고 이상림씨의 부인이자 이충연 용산4구역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어머니 전재숙 씨도 참석했다. 이충연 위원장은 징역 5년 4개월을 받고 3년 넘게 복역 중에 있으며 용산참사 단일 건으로 8명의 철거민들이 구속됐다.

전재숙 씨는 “살려고, 대화하기 위해 망루에 올라갔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그들을 학살한 장본인은 김석기 전 경찰청장과 정부”라며 “그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겠냐”고 말을 이었다.

전재숙 씨는 “그런데 힘없는 철거민들은 4~5년 형을 받고 구속돼 있고 참사를 주도한 이들은 멀쩡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바로 잡아야 한다. 8·15특별 사면에서 공안탄압으로 구속된 양심수들도 사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유성기업 사태로 실형 3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정환윤 씨의 부인 이옥선 씨는 “용역깡패들의 폭력으로 노동자들은 광대뼈 함몰 등 안면부상 등 피해를 받았지만 당시 폭행을 행사했던 용역깡패들은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컨택터스의 사례에서 보듯 용역회사들이 경찰 업무를 대신보고 있다”며 “국민들이 국가에 세금을 내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씨가 구속됐는데 그는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조만간 빼낼 것이 아니냐”고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방문해 구속 양심수 51명의 명단과 공안탄압 인권피해자 1626명(구속 593명, 불구속 1042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명단에는 구속 양심수로 분류되는 용산 철거민 투쟁 8명, 국가보안법 범민련 사건 5명, ‘왕재산 사건’ 4명과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 4명이 포함됐다. 또, BBK 의혹을 제기한 정봉주 전 의원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강의석 씨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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