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로 보지 않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더 이상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또한 아이맥스 예찬론자임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런 크리스토퍼 놀란이 전에 없는 분량으로 작정하고 아이맥스로 촬영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일반 극장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건 적어도 제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각설하고, 위는 '슬래쉬 필름'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아이맥스 상영을 준비하는 과정을 공개한 영상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극장은 북미에서 가장 큰 아이맥스 스크린을 보유한 'Liberty Science Center'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영상을 보면 감탄하고 놀랄 겁니다. 아이맥스 70mm 필름과 일반 35mm 필름의 크기 차이만 해도 어마어마하죠. 영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일반 70mm 필름과 아이맥스 70mm 필름의 크기도 차이가 꽤 납니다. 그만큼 화질면에서 압도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우와~ 역시 아이맥스를 택하길 잘했어!" 등의 감탄사를 내뱉거나 더 큰 기대를 품는 것은 금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저렇게 볼 수 없습니다.
아이맥스 인트로 영상
일반 필름과 디지털을 견주면 후자의 화질이 월등한 것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아이맥스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이맥스에서는 오히려 디지털이 필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35년 이상을 아이맥스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베테랑인 맥길리브레리 프리먼의 말에 따르면, 아이맥스 70mm 필름으로 촬영한 영상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지털로 촬영한 그것보다 10배 이상의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몇몇 극장이 보유한 4K를 예로 들면 프레임당 1,200만 화소를 가지지만, 이에 비해 아이맥스 70mm 필름은 자그마치 1억 2천만에서 1억 5천만 화소입니다. 맥길리브레리는 디지털이 아이맥스 70mm 필름을 대체하려면 8K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이맥스는 주로 다큐멘터리 등에 쓰였고 지금도 주가 되고 있습니다. 최대의 이익 추구와 기타 이유로 상업영화에선 꺼릴 수밖에 없죠)
이 극장에서 제가 만났던 매니저분도 필름을 버리고 디지털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에 대해 무지 아쉬워하시더군요. 한편으로는 또 경제적인 면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말씀하셔서 저 또한 공감했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디지털로 가면 아무래도 촬영과 후반작업 등도 한결 용이해지겠죠. 그건 그렇지만 디지털과 필름의 차이가 저토록 극명한 데 반해 관람료는 동일하게 받는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원성이 자자합니다. 오죽하면 디지털은 아이맥스(IMAX)가 아니라 라이맥스(LIEMAX)라고 지칭하면서 비꼬기도 합니다. 물론 저는 백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