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들이 하늘이다. 우리가 하늘이다. 모든 생명이 하늘이다”

28일 열린 쌍용·강정·용산 공동행동 ‘SKY ACT’ 출범 시국선언의 시작과 끝은 이 구호로 통했다. 쌍용(S) 해고된 노동자들 그리고 제주 강정(K)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막고자 하는 사람들, 용산(Y)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28일 오후 1시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SKY(쌍용·강정·용산) Act가 출범했다. 이 자리에서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과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 어머니,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이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미디어스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함께 살고 싶은 동지들을 더 이상 놓칠 수 없다”고 다짐했다. 용산참사로 희생된 고 이상림 씨의 아내이자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돼 구속된 이충연 용산철거대책위원장의 어머니인 전재숙 씨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유가족이 됐다”고 토로했다.

제주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의 바람은 “살던 땅에서 살고 싶다”는 것뿐이라며 이 작은 소망들마저 가능하지 않은 사회, 그에 대한 변혁을 이야기했다.

이날 SKY Act 출범으로 이제 쌍용·강정·용산은 공동행동을 시작하게 됐다. 물론 이전부터 함께 하던 싸움이었다. 쌍용차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 앞에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깃발이 꽂혔고 강정마을 주민들은 서울에 올라오면 반드시 쌍용차 해고자들을 찾았다. 쌍용차 조합원들의 손에는 용산참사 구속자들의 사면을 촉구하는 서명용지가 들리었고 용산참사 유족들 역시 강정마을로, 쌍용차 공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SKY Act를 통해 이들 싸움이 더욱더 공고히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제 문정현 신부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쌍용·강정·용산, SKY Act의 상징이 되어 전국을 누비게 된다.

SKY Act는 향후,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 결의대회와 7월 30일부터 6일간 진행되는 ‘강정평화 대행진’에 참여한다. 7월 중순 금속노조 파업과 쌍용자동차범대위가 제안하는 범국민대회도 함께할 예정이다. 또,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의 단체 관람과 개봉 운동 전개 및 구속·부상 철거민들의 사면복권과 책임자 처벌 활동도 이어간다. 이 밖에도 10월 서울 집중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순회를 떠나게 된 박래군 활동가는 “쌍용과 강정마을, 용산은 ‘자본’을 둘러싼 한 뿌리”라며 “싸움의 절박성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래군 활동가는 “그렇다고 3가지 싸움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의 정리해고·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을 쌍용자동차 사태로 잡은 것이며 용산은 철거민·집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이야기, 강정마을은 개발에 반대하는 싸움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SKY Act는 자본 그리고 권력에 의해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우리도 인간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가고 확보하는 투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거대 조직이나 정당에 의지하거나 기대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조직하고 사회적 토론을 붙여가겠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한 200여명의 참가자들은 SKY Act 출범 선언문을 채택하고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 대한문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이들은 흥겨운 음악에 맞춘 율동을 하며 SKY Act의 “신나고 재기발랄하고 재밌는” 활동을 다짐했다.

광주인권상 상금을 SKY Act에 투척한 문정현 신부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참 보기 좋다. 많은 투쟁을 해왔는데 시작이 활기차다”며 “이 같은 분위기면 뜬다(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고 율동에 동참했다. 7m 높이의 서귀포시 강정포구 서방파제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허리가 아프다”는 문 신부님이었다.

한편, SKY Act 출범 시국회의에서는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이 개봉 일주일만에 유료관객 1만 명을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은 “12개 개봉관에서 이룬 쾌거”라면서 “개봉관이 없는 지역에서도 개관될 수 있도록 하는 운동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아래는 SKY Act 출범 시국선언의 스케치 사진이다.

▲ SKY Act 출범식 선언문 낭독에 맞춰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미디어스
▲ SKY Act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문정현 신부,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 어머니,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의 모습(좌부터)ⓒ미디어스
▲ SKY Act 출범 시국선언에 참여한 용산참사 유족들의 모습ⓒ미디어스
▲ SKY Act 출범 시국선언에 참여한 강정마을 지킴이 활동가들의 모습ⓒ미디어스
▲ 문정현 신부, "이 같은 분위기면 뜬다(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미디어스
▲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을 찾은 활동가들이 흥겨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는 모습ⓒ미디어스
▲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을 찾은 활동가들이 흥겨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는 모습ⓒ미디어스
▲ 쌍용자동차 분향소에서 SKY Act 출범식을 마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이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들이 하늘이다"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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