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의 경선룰 변경 불가 입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선룰에 대해 친박계의 공식 입장은 '법대로 해야지, 때마다 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경우의 동원선거의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점을 변경불가의 사유로 들고 있으나, 그동안 새누리당의 경선룰은 경선 때마다 변하지 않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번의 대선 과정과 비교할 때,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전 1위를 달렸던 한나라당 후보들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과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반토막의 지지율로 시작해,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 박근혜 의원, 본인의 경선에 대한 경험이 경선룰 변경 불가 입장을 더욱 확고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경선룰은 경선 때마다 변하지 않은 적이 없다

새누리당은 1997년 15대, 2002년 16대 2007년 17대 모두 다른 경선룰이 적용됐다. 15대 대선에서는 1만 2천명의 대의원만으로 선출했고, 16대에서는 전당대회 대의원 20% 일반당원 20% 일반국민 50%를 적용하여 5만명 규모의 선거인단이 참여했다. 16대 때부터 국민과 당원비율을 50:50으로 동등배분 원칙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17대 대선에서는 국민과 당원비율이 50:50은 유지하고, 전당대회 대의원 20% 일반당원 30% 국민공모 30% 여론조사 20%로 구성비율이 다르게 적용됐다. 더불어, 투표시점도 16대는 순회경선에 따른 순차적 투표였고, 17대에는 전국동시투표로 다르게 진행됐다. 이처럼 새누리당 지도부는 규정에 사람을 맞추었다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선출방식이 변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7대 당시 투표시점 의 변화는 당권을 장악하고 있던 친이계에게 유리하게 조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현 지도부의 '법에 사람을 맞추어야지, 때마다 룰을 바꿀 수 없다'는 경선룰 불가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럼에도 친박진영이 경선룰 변경불가를 고집하는 것은 변수를 허용하고 싶지 않은 절대 1위 진영의 '100% 안전운행'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세론의 '취약함'과 비박 3인의 실날같은 '가능성'

▲ 대선지지율, 출처 : 주간조선

또한 박근혜 지지율은 지난 대통령 선거전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후보들의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불안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옆의 도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1997년 6월의 여론조사 결과 당시 1위를 달리던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6월 기준으로 51.4%였다. 2002년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44.8%였다. 2007년 이명박 당시 후보의 지지율은 6월달에 72.5%에 달했다.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항상 초기에 부동의 1위를 달렸으나, 마지막 결승점에 1위로 도착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 뿐이었다. 이 지점이 박근혜 진영이 '대세론을 경계하며, 안심하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3자 대결에서는 40%가 안된다.

또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경선에서 초반 이명박 후보에게 반정도의 지지율로 시작한 박근혜 당시 후보는 거의 이길뻔한 박빙의 상황을 연출했다. 당시, 여론조사에 대한 가중치가 적었다면,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최대 30%전후의 차이로 시작했으나, 두 달만에 한자릿수 차이로 좁힌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비박 3인의 역전가능성도 전혀 불가능한 것만 아닐 수도 있다.

2007년도에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쫒아간 이유가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로 인한 지지율 하락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선거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두가지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박근혜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변치않는 확실한 고정층에서의 '콘크리이트' 지지율은 변함이 유지되고 있으나, 표의 확장성에 있어서는 그다지 변화가 없다는 한계가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전두환 사열논란 등으로 박근혜 후보는 과거세력의 회귀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도 확장성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비박 3인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하면, 대략 10%~15%정도로 잡을 수 있는데, 비박 3인이 단일화되고 경선룰이 완전 오프프라이머리로 변경된다면, 박근혜 의원의 과거기억으로 볼때 무조건 쉽게 이길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 6월 22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데일리 정치지표 중 (6/18~21 휴대전화 RDD 1,241명 조사, 표본오차 ±2.8%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7%)

2012년은 2002년과 닮아있다

1997년 당시 이인제 후보의 출마로 인한 여권의 분열, 2002년 정몽준 노무현 단일화로 인한 반한나라당 표의 결집 등이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안철수'란 변수가 발생했다. 90년대, 2000년대 박찬종, 고건, 조순 등 대중적 지지에 힘입어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반짝' 1등을 달리던 기존의 상황과 다르게, 안철수 서울대교수는 부동의 1,2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고 있다.

반여권 성향인 안철수의 지지율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박근혜 후보를 앞선다는 점, 새누리당의 경선룰 소동이 악화되면, 보수층의 결집이 약화된다는 점 등은 2002년 이회창과 노무현의 양자 대결 당시를 재연할 수 있다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당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이회창 후보는 결승점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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