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무한도전에 대한 소문은 참 얼토당토않은 헛소문인 경우가 많았다. 더욱 그런 소문은 대부분 의문이 많이 가 진원지가 어디인지가 뻔히 보이는 헛소문이 많았다.

노조 총파업 이후 ‘무한도전 폐지설’을 시작으로, ‘김태호PD 복귀설’을 통해 방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헛소문 또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때마다 있는 프로그램 폐지설만큼 노조를 흔들기 좋은 패도 사실 없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수는 그리 유용한 것이 아님에도 방법만 조금씩 바뀔 뿐, 계속해서 분열을 책동하는 수를 쓰고 있는 듯하다.

기어코는 6월 12일 임원진 회의를 통해 “<무한도전>이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 <무한도전> 외주화에 대한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 전해지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분하게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 무도 멤버들이 그저 방송 감각이 무뎌질 것을 대비해 연습실에서 모여 연습한다는 소식은 작게나마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위로했지만, 하루가 지나지 않아 터져 나온 외주화 검토 소식은 그 작은 희망조차 무참히 밟는 경우가 되어버렸다.

▲ 사진출처. 무한도전 캡쳐 & 강풀 트위터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만화가 ‘강풀’은 외주화 검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만화 한 컷으로 그려냈는데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과 일치하는 감정이 담긴 작품이었다. 그림에서는 강풀로 보이는 캐릭터가 벽돌을 들고 ‘무도 건들지 마. 확’이란 문구가 담겨 있었다.

사실 소문만으로도 효과를 보이는 것이 바로 이런 수다. 그 내용이 헛소문으로 밝혀진다고 해도, 뒤에서 계속해서 조금씩 흔들기를 한다면 흔들릴지 모른다. 소문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서 잠시나마 부산해지는 그 시기가 위험한 시기라고, 지속적으로 헛소문을 흘려보내 내부를 교란하는 것은 무척이나 큰 효과를 낸다.

파업하고 있는 노조 흔들기에 가장 효과적인 단어는 당연히 ‘폐지설’일 것이며, 주요한 인물의 복귀설을 흘려대는 것은 기가 막힌 수 중 하나다. 게다가 바로 파업을 했던 인물을 꼬여내어 실제 복귀를 시키는 것은 노조를 무력하게 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일례로 복귀한 두세 명의 굵고 짧은 아나운서들도 노조를 흔드는 데 유용한 방법으로 쓰이기도 했다. 현재 쓰이고 있는 다른 흔들기의 방법으로는 시간제 인력을 쓰는 수다. 그를 위해 프리를 선언한 이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파업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좌절을 안겨주는 패로 다가온다.

▲ 사진출처. 무한도전 온라인 사진전
한때 동료였지만 파업 전선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돌아서는 이들과, 구속받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났던 프리랜서 선언자들이 이 기회에 들어와서 빈자리를 탐내고 자리를 채운 것은 노조원들에게는 눈물 날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제 <무한도전>의 외주 제작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하니,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하물며 당사자들은 어떻겠는가!

이런 소문에 가장 민감해 할 연기자들 측은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며 더 흔들릴 여지를 잠재웠고 이내 시원한 마음을 갖게 했다. 연기자들 측은 시청자들이 바라지 않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외주제작 시 녹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 굳건한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헛소문과 각종 설은 결국 소문을 내고 있는 그 자신들을 코너로 몰아갈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흔들기를 하고 있는 사측의 행동이 시청자들이 노조 파업에 공감하게 하기 때문이다. 노조 파업이 현실상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큰 공감을 사고 있지 못하는 상황조차도 계속 이어지는 불쾌한 책동은 그런 대중을 움직이게 할 수 있기에 지금 이런 패를 내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면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보다 나은 세상,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파업을 하고 있는 노조에 대한 응원은 지칠 때가 됐지만, 바로 이런 흔들기 소문으로 재결집되고 있다. 물론 연기자 측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제작진도 같은 양상으로 더욱 결집할 것은 자명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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