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노조원 35명에 대한 대규모 대기발령을 내렸던 MBC가 또 다시 최일구 기자, 한학수PD, 최현정 아나운서 등 노조원 34명에 대해서도 대기발령을 내렸다. 이로써 징계성 인사 조처인 대기발령을 받은 이는 모두 69명으로 늘었다.

MBC는 11일 오후, 안광한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조원 34명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MBC는 이번에도 ‘부여된 직무를 해태한 자’와 ‘기타 특별한 이유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자’를 명시한 취업규칙을 들어 대기발령을 결정했다. 대기발령을 받은 노조원들의 소속 부서는 보도 부문과 시사교양 부문 뿐 아니라 예능, 드라마, 아나운서, 경영 등 전 부문에 이르고 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미디어스
구체적으로, 보도 부문에서는 보직을 사퇴하고 노조 파업에 동참한 최일구 부국장, 정형일, 전동건, 한정우 부장 등 간부를 포함해 모두 기자 10명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또,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에서는 과거 <PD수첩>에서 용인드라미아, 경인지사로 각각 발령을 받았던 이우환 PD와 한학수PD 등 9명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아나운서국에서는 김경화, 최현정, 최율미 아나운서 등 3명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라디오 부문에서는 막내급 PD들도 대기발령을 받았다.

특히, 올 해 1월 MBC에 입사한 뒤 바로 노조 파업에 동참한 경력사원 11명 가운데 9명이 대기발령 통보를 받았다. 앞서 MBC는 지난 1월16일 경력사원 11명을 정식 발령했으나, 이들 가운데 노조 가입 예외 사원 1명을 제외한 10명이 현재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MBC노조에 따르면,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오늘 대기발령에 앞서 “오늘 오후에 대기 발령이 추가로 나가는데, 파업 중인 경력직들을 포함시킬 것이다. 노조에서는 대기 발령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파업 끝나면 다 해고시킬 계획이다. 경력직들은 특히 본보기로 반드시 해고시킬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태술 영상미술국장은 특히 “다음 주에는 신입사원들도 대기발령 낼 것”이라면서 “들어와서 아직 회사에서 일한 성과가 없는 친구들이라 해고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해 “파업 이후 경력 사원을 무더기로 채용해놓고 이제 와서 파업 전 채용된 경력 사원은 해고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사측이 경력 사원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는지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며 “정식 사원으로 채용돼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의 권리를 한낱 대기발령으로 짓밟으려는 저열한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한다”고 밝혔다.

MBC의 대기발령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예정이다.

송윤석 정책홍보부 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대기발령은 더 이어진다. 순차적으로 대기발령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 확정

한편, MBC는 회사 쪽의 시용 기자 채용 움직임에 대해 항의했던 박성호 기자회장에 대한 해고를 최종 확정했다.

MBC는 11일 오전 10시30분 인사위원회 재심을 열어 박성호 기자회장에게 해고를, 최형문 기자회 대변인에게 정직 6개월을, 왕종명 기자에게 정직 1개월을 각각 결정한 지난 5월30일 인사위원회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