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2년 6개월 동안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를 비롯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이상돈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 전원책 변호사 등 보수인사들이 잇따라 ‘김재철 퇴진’을 촉구하는 등 보수 내부에서도 김 사장 퇴진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의 각종 비리의혹이 보수진영 내에서조차도 '도'를 넘어서고 있을뿐 아니라, 방치할 경우, 차기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깨끗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자진 사퇴 촉구

▲ 이석연 전 법제처장 ⓒ연합뉴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파업 중인 MBC 노조원들이 제작중인 <제대로 뉴스데스크> 새 기획 시리즈 ‘힘내라 MBC’ 편의 첫 인터뷰 주자로 나서 “김재철 사장이 지금이라도 모든 문제에 대해 깨끗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이런 사태까지 발전한데 대해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일”이라며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또 “김재철 사장은 임명 과정에서부터 공정성과 균형감각 등에 대해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다 여러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졌고 파업이 심화되면서 계속된 측면이 있다”며 파업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김 사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울러 MBC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방송에 오래 몸담았던 대통령 실장, 방송 정책을 관장하는 방송 통신위원장, 언론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파업현장을 찾아 무엇이 문제인지를 확인하고 대통령에게 직언을 해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 이어 9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인터뷰는 오늘(11일)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개됐다. MBC노조 <제대로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지난주부터 정치, 사회, 문화계 인사들을 찾아 릴레이 형식의 ‘힘내라 MBC’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석연 법제처장에 이어 김장수 전 국방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남경필, 유승민, 이상돈, 전원책도 김재철 퇴진 촉구

보수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김재철 MBC 사장 ⓒMBC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3월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재철 MBC 사장을 향해 “타협하는 노력이 전혀 안 보이고 자꾸 갈등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대안이 나온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 즉 사퇴를 촉구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MB정권의 무개념, 무철학 언론 정책이 사상 초유의 언론사 연대 파업을 가져왔다”며 언론사 연대 파업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촉구 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3월27일 언론노조 KBS본부 대구경북지부, 대구MBC지부, 포항MBC지부와 인터뷰에서 KBS, MBC 파업에 대해 “KBS와 MBC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은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의 책임인 만큼 본인들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공영방송 사장 선임 방식에 대해서도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현행 KBS, MBC 사장 선임 방식으로는 이 같은 투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 퇴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 방송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김재철 MBC 사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지난 4월 KBS 새노조 소속 기자들이 만드는 <리셋 KBS뉴스9>와 인터뷰에서 “MBC는 (파업이) 3개월씩 가고 있는데, 이러면 경영자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KBS, MBC 사장들의 자진 사퇴) 없이는 어떠한 진전도 안 된다”며 “(현 사장들의 사퇴를) 당연히 전제로 하고, 뒷수습을 할 사람을 찾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의혹에 대해서는 “방송철학을 떠나서 그건 좀 문제되는 것 아닌가.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 또한 김재철 사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수사가 필요한 중대 사안”이라며 김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5월31일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의 대담 프로그램 <쾌도난마>에 출연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대표가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의 관계를 폭로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언론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행위이고 수사가 필요한 중대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사장이 J씨에게 엄청난 출연료를 몰아주고, 심지어 법인카드로 피부미용까지 받게 해 준 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문제라고 규정한 뒤 “언론 자체를 이용해서 사익에 충당했다는 이런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앞으로 엄중히 수사를 해야만 될 사안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이 같은 사퇴 요구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임된 사장을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2014년까지 임기는 반드시 채울 것이며,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현재 최우선 과제는 노사관계 정립이며, 재임기간동안 인사권과 경영권을 확고히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