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과 최다니엘의 충격적인 반전은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반전 정도로 취급될 실체가 시작과 함께 드러나며 주인공인 우현이 거대한 범죄사슬에 함께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려는 기영이 살아나 우현이 되어버린 이 기막힌 사연은 거대한 반전을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소지섭과 최다니엘 뒤바뀐 운명, 유령이 유령을 잡는다

조작이 쉽다는 디지털 증거들로 인해 누가 진짜 나쁜 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막힌 사건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자살이라 생각했던 신효정이 사실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었음이 밝혀지고, 그 범인이 의외의 인물인 기영이라는 사실은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경찰 내부에서 조작된 자료로 인해 살인범이 되어버린 기영과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우현. 경찰학교 시절 진정한 경찰이 되기를 꿈꾸었던 이 두 친구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죽은 신효정이 숨긴 비밀 파일인 '팬텀'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기영은 우현을 가장해 경찰청으로 들어섭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선 기영의 과감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촉 좋은 형사 권혁주와 경쟁관계로 만들며 긴박함을 조성합니다.

현장에 있었다는 USB를 찾기 위해 증거보관실로 향한 강미는 우연하게도 그곳에서 기영을 발견합니다. 신효정이 숨겨두었던 '팬텀'파일을 찾은 기영은 총을 겨눈 강미와 함께 그 비밀의 파일을 열어 봅니다. 그곳에 담긴 파일은 성접대 리스트가 아닌 살인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영상은 둘을 충격과 공포로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죽어가는 한 남자와 영상의 등지고 앉아 있는 이와 함께 정체를 드러낸 존재가 다름 아닌 우현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신효정이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 파일 속에 담긴 존재가 다른 이도 아닌 우현이라는 사실은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던 존재가 추격하던 미지의 범죄자와 한 패였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믿었던 친구가 범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기영은 우현과 만납니다. 폐공장에서 만난 두 남자. 어린 시절 경찰에 입문하며 누구보다 정의감이 투철했던 두 남자의 운명은 그렇게 어긋나 있었습니다. 경찰을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천하는 기영과 달리, 경찰 내부의 거대한 세력과 하나가 되어 거대한 범죄에 함께했다는 우현의 운명은 그들의 엇갈린 운명처럼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경찰이지만 범죄자인 우현과 경찰이 아니지만 더욱 정의감이 투철한 기영. 이 달라져버린 두 남자의 운명은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기영을 죽여야만 하는 운명인 우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둘은 우현의 선택을 감시하던 거대 조직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됩니다.

기영을 만나기도 전에 이미 기영을 사살했다는 보고를 한 우현으로 인해 현장에는 권혁주를 중심으로 형사들이 도착하고 마치 준비라도 한 듯 폐공장은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차마 기영을 죽일 수 없었던 우현과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결사를 보낸 주도면밀한 존재에 의해 그들은 운명이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전신화상을 입고 급하게 병원으로 실려 간 우현과 현장에서 죽은 기영은 그렇게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경찰 상부에서도 서둘러 사건을 정리하려 노력하지만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는 강미는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기영과 함께 우현이 '팬텀'이라 불리는 파일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큰 화상을 입은 우현을 신분증을 보고 확인했다는 사실에 우현의 책상 위에 놓은 신분증은 의심을 품게 만듭니다. 더욱 경찰서에서 우연히 마주친 체크무늬 신발을 신은 미지의 남자와 사라진 36번째 파일은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어쩌면 우현이라고 불리는 그 존재가 기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강미를 병실로 이끕니다. 그리고 지문 검색을 통해 우현이라 불린 그가 기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강미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그리고 확인한 사실들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등장한 체크무늬 신발을 신은 남자는 그녀를 급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사실을 알고 있는 모든 존재를 죽여야 하는 그들과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살려야 하는 강미의 숨 막히는 레이스는 시작되고 기영은 겨우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강미만큼이나 의심이 많았던 권혁주의 등장은 그녀를 위협하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지문과 치아 조회를 통해 기영과 우현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혁주로 인해 다급해진 강미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숨진 사체가 기영이라는 확신을 가지도록 만듭니다.

치과 기록을 바꿔치기해 죽은 시체가 기영이라 확신시킴으로써 기영이 우현이 되도록 만든 이 상황은 '유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예고했습니다. 우현은 죽고 기영은 살아남은, 하지만 세상은 기영이 죽고 우현은 생존했다고 확신하는 상황은 당연하게도 의외의 변수들을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비밀 조직으로서는 자신을 위협하던 기영이 숨졌다고 확신하고 자신과 같은 조직원이었던 우현이 생존했다는 사실은 이후 이야기의 흐름이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요구합니다. 여전히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를 찬 인물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은 과연 어떤 조직인지 그 실체를 찾아가려는 노력은 이제 우현이 아닌 기영의 시각으로 다가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왜 과감하게 우현을 죽이고 기영을 선택했을까요? 마지막 반전에나 등장할 법한 반전을 시작과 함께 보인 '유령'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음을 강력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모두의 상상을 불허하는 작가의 대반격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숨겨진 거대 비밀 조직의 일원이었던 우현을 유령으로 만들고 기영을 통해 우현이 되어 실체를 파고들도록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유령'은 흥미롭습니다. 작가가 기영과 우현을 바꿔 사건의 실체를 찾아가도록 한 설정은 신선합니다. 물론 마블 코믹이나 범죄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기도 하는 범죄 이야기의 한 흐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상의 틀을 깨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이런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작가는 왜 소지섭을 유령으로 만든 것일까요? 드라마의 제목이 '유령'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작가의 선택이 2회 뒤바뀐 운명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우현의 모습을 한 기영이 '유령'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는 점만으로도 '유령'이라는 제목을 극대화시킨 이야기의 집중력은 대단하니 말입니다.

소지섭을 죽이고 소지섭을 불러들인 이 방식을 통해 시청자들은 색다른 체험을 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분명 자신이 보고 있는 인물이 소지섭임에도 그가 소지섭이 아니라는 사실은 드라마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주지시킨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실체를 알고 있는 우현은 죽고 실체를 찾아 정의를 되찾으려는 기영이 살아남은 상황은 미스터리함을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거대 조직은 우현이 된 기영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실제 우현이 된 기영은 그 실체를 알지 못합니다. 유령 같은 이 조직의 실체를 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우현으로서는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위해 스스로 미스터리 자체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뒤틀림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유령'이라는 드라마는 더욱 정교한 추리극이 되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선택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작가가 소지섭을 유령으로 만든 것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최고의 장치였습니다. 소지섭을 죽이고 실제로는 최다니엘을 사라지게 만든 설정은 정교하고 복잡하게 실체를 감추고 있는 절대악의 존재를 비틀어 놓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스터리 추리극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인 강미와 우현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하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형사 혁주와 함께한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 하지만 거대한 힘으로 그들을 옥죄는 '유령'과 한 판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싸인'에서 보여주었던 마지막 반전을 '유령'에서는 처음부터 보여주며 이를 통해 실체를 찾아가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김은희 작가의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반전마저 식상해진 세상에 반전을 반전답게 반전시킨 작가의 선택으로 '유령'은 더욱 흥미로운 추리극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과연 그 실체를 어떤 방식으로 찾아가게 될지 흥미롭기만 합니다. 유령이 유령을 쫓아가는 형식의 신선함은 '유령'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실체 없는 유령을 잡기 위해 스스로 유령이 된 사나이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재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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