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친동상앞의 박근혜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 이미지와 연결시켜 박근혜 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는 새누리당의 권력지형을 비판해 박 위원장측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30일 ‘독재자의 딸‘이란 표현에 이어, 31일에는 새누리당내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과연 박근혜 前비대위원장은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보고 배웠는가, 우리는 한번 생각할 때가 됐다고 본다. 박근혜식 독식 인사는 아무리 다른 당 문제이지만 지명직 최고위원을 또 독식하려고 하니까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 의장과 부의장도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리는 우려한다. 주변정리를 시작했다고 하면 아버지로부터 배운 생각과 이념도 정리를 할 때가 됐다고 충고를 보낸다”고 재차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임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 거의 금기시하다시피하는 단어인 ‘독재’란 말까지 동원해 비판한 것이다. 박정희의 딸이란 사실이 다가올 대선에서 박 위원장에게 어떻게 발휘될지 그 시험을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나라당을 두 번이나 살린 능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2000년 천막당사를 통한 회생이 그렇고, 2012년 반MB여론으로 죽어가던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변신시켜,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낸 능력도 그렇다. 그의 이같은 능력의 절반 정도는 아직도 보수세력의 지지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에서 비롯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 같은 이유 때문에 박근혜 전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나라당의 18대 쇄신모임에 참석했던 인사는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살린 것은 맞다. 하지만, 당내에서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미래를 이야기할려면, 과거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정확한 평가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진영이 주사파문제로 양분되어있는 상황처럼, 보수와 수구가 동거하는 우파진영도 한번은 그런 일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것을 막는 마지막 과거의 아이콘이 박근혜 전 위원장이란 설명이다.

새누리당은 29일 민주당의 '도로민정당' 등의 박근혜 비판에 대해서는 “민주통합당의 공박증(박근혜 공포증)이 극에 달한 것 같다. 연일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상대당 유력 대선주자 흠집내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대응했으나, '독재자의 딸'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논평이 없다. 하기도 안하기도 난감한 상황처럼 보인다. 이미 박지원 위원장은 “이제 자기도 검증받아야 한다. 우리는 기억한다. (2007년 한나라당 내부경선에서) BBK, 얼마나 혹독한 검증을 했던가. 모두가 이해를 해 주기 바란다”며 일방적인 양해를 구한 상태다.

북한비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단어 ‘독재’

보수세력이 북한을 비난할 때, '독재'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3대 세습이 말이 되나'거나, '인민을 굶어죽이는 능력없는 김씨'거나, '탈북자를 중심으로 한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다. 독재자 김씨 집단을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은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사회 보수세력의 상당수가 '독재자' 박정희에 대한 지지와 향수를 전제로 하고 있기에 '독재자'라는 말 자체를 박정희에 대한 불경스러운 비난으로 연결지을 수 있다고 사고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선을 앞두고 '독재'란 단어가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면, 회자될수록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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