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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도 반대하는 MBC의 '시용(試用)'기자 채용, 그게 뭐지?기자들 “김재철에게 속지 마세요” 호소문 발표하기도
송선영 기자 | 승인 2012.05.16 16:47

MBC가 임시직 기자 모집에 이어 수습보다도 불안정한 고용 형태인 시용(試用) 기자 채용 절차를 밟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보도국의 최고참급인 논설위원들도 기명 성명을 내는가 하면, 기자들도 성명을 통해 이번 채용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MBC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경력기자를 모집하고 있다. 채용 조건은 1년 근무(시용) 후 정규직 여부를 결정한다. 수습보다도 불안전한 고용인 시용 형태의 채용은 언론사 가운데서 MBC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용은 근로기준법상 명확한 채용의 개념은 아니다. 시용은 회사 쪽이 근로자를 정식으로 채용하기 전에 근로자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적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을 두고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정 기간 후 근로 관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시용 형태의 채용은 수습보다도 불안전한 형태의 고용이다. 수습은 정식 채용을 한 상태에서 역량 개발의 기간이 필요해 근로기준법상 세 달의 시간을 두는 것과는 달리, 시용은 완전한 정식 채용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시용의 경우, 회사 쪽은 시용 기간 중이라도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다만 근로기준법에 비춰봤을 때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해고가 가능하다. 또,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시용 기간이 3개월을 넘을 경우, 회사 쪽에서 시용 형태의 고용을 하는 목적이 합리적인지 그 불법성 여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미디어스
이와 관련해, 이연재, 성경섭, 윤영욱, 임태성, 김상철, 홍순관, 김원태 MBC 논설위원은 16일 성명을 내어 MBC의 시용 기자 채용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 시점에서 1년 계약직도 아닌 사실상 정규직에 가까운 ‘시용 기자’ 20여명을 뽑겠다는 것은 노조의 파업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넘어서는 본원적 문제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회사의 방침대로 이들 ‘시용 기자’들이 MBC에 들어온다면 보도 부문의 새 출발은 출발부터 삐걱거리게 되고, 그 부작용은 몇 년, 아니 몇 십 년에 걸쳐 지속되는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채용될 ‘시용 기자’들은 그들대로, 또 이들과 함께 해야 하는 우리 후배 기자들은 기자들대로, 모두의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MBC를 향해 “분열의 씨앗인 ‘시용 기자’ 채용 방침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MBC 기자회·영상기자회도 15일 ‘김재철에게 속지 마세요’라는 호소문을 통해 “얼핏 봐서는 그럴 듯해 보이는 채용 조건을 내세운 노골적인 유혹이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다”며 이번 채용에 지원하지 말 것을 거듭 호소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3월 ‘전문 기자’라는 이름으로 1년 계약직으로 선발된 기자들은 당초 부여했던 전문 분야와는 무관한 각종 땜질 보도에 동원되고 있다”며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고 회사 쪽의 꼭두각시 역할을 자처하는 ‘대체 인력’은 김재철 체제의 부역자와 하나도 다를 바 없기에 언론인으로서 동료애를 나눌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MBC의 이 같은 시용 채용과 관련해, 한 인사 업무 관계자는 “시용은 말 그대로 직무에 맞는 역량과 자격을 갖추었는지 판단하고자 정식 채용 전에 두는 것인데 어떤 직무이길래 1년이라는 장기간의 시용 기간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왜 계약직으로 모집을 받지 않고 시용 형태로 모집을 받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미 모집한) 계약직에 지원을 많이 안 하니까 시용으로 바꿔 1년 뒤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는 일종의 희망을 주면서 질적, 양적 지원을 늘리려는 의도 같다”고 분석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거취는?

한편, 배현진 아나운서가 MBC노조의 총파업에 참여하다 <뉴스데스크> 진행에 복귀하면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파업 기간 도중 권재홍 앵커와 함께 <뉴스데스크> 진행을 맡았던 박보경 아나운서의 경우, 배현진 아나운서의 복귀와 동시에 아무런 고지 없이 <뉴스데스크>에서 사라져 “잘린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한 때 <뉴스데스크> 진행을 맡았던 박보경 아나운서는 현재 MBC 마감뉴스 <뉴스24> 진행을 맡고 있다. 나머지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경우, 이혜민 아나운서는 평일 <뉴스투데이>, 정희석 아나운서는 <930> 뉴스, 김원경 아나운서는 <6시뉴스> 진행을 각각 맡고 있다.

MBC 관계자는 프리랜서 앵커들의 향후 거취에 대해 “모두 다 빈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계시다”면서도 “모든 아나운서들이 복귀해서 이전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면 이분들은 정규직 임용과는 다르게 배치된 프리랜서 분들이니까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면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BC는 총파업 기간 동안 아나운서 구성원들의 격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리랜서 아나운서 5명(남자 1명, 여자 4명)을 채용했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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