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뮤지컬은 대극장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처럼 웅장하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의 감동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예쁘게 담는 데는 최고 인 것 같습니다.

뮤지컬 포장마차를 보기 위해 극장을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낮 익은 풍경을 보게 됩니다. 바로 우리 동네 어귀에서 보았던 허름한 포장마차를 무대에 가져다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엿보면서 뮤지컬은 시작됩니다.

낭만의 포장마차 아날로그 감성으로 되돌아가다.

아직도 번화가에는 늦은 시간 포장마차를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가끔은 그런 포장마차를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곤 합니다.

거기서는 허름한 테이블에 서로 눈을 맞대고 귀를 기울이며 소주잔을 부딪힙니다. 요즘처럼 편안한 의자에 깊숙이 몸을 눕히고 핸드폰을 처다 보며 가십거리를 이야기하는 그런 메말라 보이는 자리가 아닌 정겹고 따스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바로 포장마차입니다. 뮤지컬 포장마차는 그런 사람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용배네 포장마차 이야기

어느 한적한 동네 어귀 허름한 포장마차. 은은하게 빛나는 필라멘트 전구의 주황불빛 아래닭발 한 접시 그리고 소주 한 잔이 생각나면 찾아가는 이곳에서 오늘도 열심히 장사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용배.

코끼리를 닮은 푸근한 인상과 맞물린 그의 넉넉한 인심에 오고 가는 수많은 손님들,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덕에 오늘도 바람 잘 날 없는 하루가 지나간다. 과연 용배네 포장마차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

배경은 오로지 포장마차뿐 하지만 많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운 무대

포장마차에는 오늘도 많은 손님들이 오고 갑니다. 각자의 사연으로 혼자 와서 눈이 맞는 사람도 있고, 하루를 힘겹게 끝내고 소주한잔으로 피로를 풀기 위한 사람도 있고, 가족을 모두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도……

저마다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각자의 고민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몇 명 안 되는 배우가 1인7~8역쯤은 해내는데 정말 대단한건 전에 했던 캐릭터와 겹치게 느껴지지 않는 게 마치 20여명의 배우가 나와서 연기를 하는듯한 마음이 일정도로 재미난 에피소드로 이끌어 갑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로 가득 채운 뮤지컬 포장마차는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사람냄새 그리고 아날로그적 감성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는 뮤지컬이었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블로그 홍반장의 꿈 http://www.cyworld.com/woogi002000
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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