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오래 전부터 한번쯤 꼭 봐야 할 뮤지컬이라는 추천을 많이 받았습니다. 게다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관람하게 됐는데, 왜 이 작품을 넌버벌의 완성형 공연이라 하는지 알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기발한 소재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탄탄한 구성과 넌버벌 특유의 마임연기도 다른 넌버벌 공연의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줄거리

소연은 발레리나입니다. 어느 날 발레리나 연습실 앞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틀고 연습 중인 힙합을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소연은 발레리나 친구와 함께 시끄럽다고 항의하지만 그 항의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춤을 이해할 수 없는 소연은 그들과 춤 대결을 펼치지만, 힙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발레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소연은 그 중 한 남자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길거리 댄스인 힙합댄스와 고전무용 발레,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춤이 빚어내는 문화적 충돌 그리고 사람간의 갈등을 표현합니다. 과연 소연이 그들과 어떤 관계를 그려낼지 꼭 보시길 바랍니다.

발레 VS 힙합댄스

발레는 고전무용입니다. 16세기에 프랑스에서 시작된 귀족문화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고급(?)문화를 대표하는 공연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힙합댄스는 길거리 댄스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1세기 시각으로는 각각 개성이 다른 문화라고 생각하겠지만 얼마 전만해도 힙합댄스는 길거리 불량한 젊은이들의 문화로 비춰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전혀 다른 두 문화의 충돌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물론 뮤지컬에서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두 젊은이의 사랑이야기로 그려지지만, 그 이면의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이 뮤지컬에 숨어있습니다. 고전적이고 권위적인 클래식 문화 그리고 길거리 뒷골목의 문화를 하나의 극에 담아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소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문화를 대표하는 젊은이들의 관심과 사랑

새로움을 맞이할 때 두려움이 앞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경계를 내려놓으면 관심과 호기심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발레리나에게 힙합은 시끄러운 음악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몸짓으로 비춰지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그 또한 댄스이고 한 장르의 문화입니다.

그런 관심이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문화로 다가서는 발레리나의 모습이 충분히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다가왔습니다.

눈이 즐겁고 귀가 신나고 가슴이 뻥 뚫리는 공연

비보이의 화려함과 신나는 음악이 공연 내내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넌버벌에 초점을 맞춰서인지 중간 중간 조금은 난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여타 다른 넌버벌 퍼포먼스공연을 참조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한국의 공연문화의 큰 획을 그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좋은 공연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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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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