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한국 사회의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 심층 취재한 보도 7편을 선정했다. 특별상은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수상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7일 ‘제24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을 공개했다. 수상작에는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서울신문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 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CBS 씨리얼 <용돈 없는 청소년> ▲경향신문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 ▲한겨레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한국일보 <중간착취의 지옥도> ▲닷페이스 <탈시설: 당신 곁에 내가 살 권리> 등이다.

수상작 보도화면 갈무리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군 내부의 성추행과 은폐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뤘다. 심사위원단은 “제보에서 시작된 취재이긴 하지만 관계자들에 대한 끈질긴 설득, 그리고 수많은 진술을 검증하면서 조심스럽게 진상에 접근한 점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인권 실태를 드러내는 중요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학교 안에서의 차별이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드러냈으며 당사자와 앨라이(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담았다”고 밝혔다.

CBS 씨리얼 <용돈 없는 청소년>은 빚을 짊어지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며, 병든 가족을 돌봐야 하는 ‘영 케어러’ 당사자의 목소리를 영상 콘텐츠로 담아냈다. 심사위원단은 "우리 사회가 놓쳤던 청소년 인권문제를 짚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중간착취의 지옥>은 파견노동자들의 임금착취 실태를 고발했다. 심사위원단은 “파견노동의 현실이 단순한 인권탄압, 임금착취가 아니라 임노동 약탈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호평했다.

경향신문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는 검찰이 개인정보 데이터 14만건을 서버에 저장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수사기관의 무차별적 전자정보 압수 수색의 문제점을 다뤘다. 심사위원단은 “계속해서 새롭게 떠오르는 인권의 사안들을 밝혀내고 언론으로서 감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닷페이스 <탈시설: 당신 곁에 내가 살 권리>는 장애인들이 시설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와 자립의 의미 등을 조명했다. 심사위원단은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애정과 관심을 가진 취재의 시선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잘 보여주었다”며 “묻히기 쉬운 이슈를 끈질기게 파고든 의지가 빛났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이번 언론상 선정과 관련해 이강현 심사위원장은 “해가 갈수록 노동 인권을 비롯해 아동·청소년 문제와 빈곤층 등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다룬 기사가 늘고 있다”며 “특히 군대 내 성폭력 은폐를 비롯해 여성 인권 침해를 다룬 젠더 이슈의 기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심사위원장은 “코로나로 인해 더욱 힘들어진 아동·청소년 문제와 특성화고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그리고 기후 위기로 인한 인권문제도 주목했다”고 말했다.

특별상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선정됐다.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의 전신 대한조선공사의 유일한 여성 용접사로 일하다 1986년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됐다. 그는 복직 투쟁을 이어왔으며, 2011년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309일간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36년을 해고자이자 노동운동가로 현장을 지키다 마침내 36년 만에 복직을 실현해 우리나라 해고노동자 역사의 한 획을 긋고 그간 한국의 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해 애쓴 공로를 기렸다”고 밝혔다.

이번 언론상 심사위원으로 이강현 KBS 드라마센터 제작위원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김윤경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장 ▲류지열 KBS PD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정혁준 월간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최민영 경향신문 경제부 부장 등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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