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에 한나라당이 생겼다고 해서 '재미삼아'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정당기호가 맨 끝번인 20번으로 결정됐다. 이름 덕 뿐만 아니라, 순번 덕도 보게 된 셈이다.

25일 중앙선관위는 "이번 제19대 총선의 비례대표선거에 참여하는 20개 정당의 기호가 1번 새누리당, 2번 민주통합당, 3번 자유선진당, 4번 통합진보당, 5번 창조한국당, 6번 국민생각, 7번 가자!대국민중심당, 8번 친박연합, 9번 국민행복당, 10번 기독당, 11번 녹색당, 12번 대한국당, 13번 미래연합, 14번 불교연합당, 15번 정통민주당, 16번 진보신당, 17번 청년당, 18번 한국기독당, 19번 한국문화예술당, 20번 한나라당으로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부동의 1, 2번을 차지했다.

그런데, 맨 끝 기호인 20번에 난데없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눈에 띈다. 공직선거법 제150조의 '비례대표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의 기호는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국회의 다수 의석 순으로 하며,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정당의 경우에는 정당 명칭의 가나다순으로 정한다'는 규정에 따른 결과다.

영남신당자유평화당(영남신당)은 지난 3월 5일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바꿨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영남신당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그 남편 신동욱 교수가 발기인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대구 경북지역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18대 정당득표율은 대구에서 한나라당(46.6%)과 친박연대 (32.7%)를 합하면 80%을 육박했다. 경북에서도 한나라당 (53.5%)과 친박연대 (23.6%)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17대때는 한나라당은 대구에서 67% 경북에서는 51%의 정당득표율을 얻었다.

비례대표 용지를 제대로 보면 왼쪽끝이 일번 새누리당이지만, 반대로 놓고 찍을 경우 왼쪽끝은 한나라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용지는 지역구 하나, 비례대표 하나씩 두개다.

새누리당이 얼마되지 않은 터라, 대구 경북도민들에게 아직도 익숙한 것은 한나라당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까지 방송토론회 등에서 가끔 한나라당을 쓰는 실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비례와 지역구에 각각 1명씩 출마했다. 비례명단에 당 총재가 올라있고, 지역구는 충남 보령서천 선거구에 1명이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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