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은 21일 '경선불복 사태정리와 남은 쟁점'을 매듭짓기 위한 긴급회동을 민주통합당에 제안했으나, 민주통합당은 우선 '문제를 야기한 것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부터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은 전략영입 대상자였던 백혜련 후보가 3표 차로 진 안선단원갑에 대해서는 재경선, '여론조사 조작시도'가 드러난 관악을에 대해서는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1일 오전, 김희철, 고연호, 박준, 이동섭 4명의 민주통합당 경선탈락자들은 "관악을 경선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 차원의 조직적인 부정이 있었다"며, ‘이정희, 천호선, 심상정, 노회찬의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의 경쟁후보였던 박준 민주통합당 후보는, 심 대표가 선거운동원을 돈으로 매수한 의혹을 제기했다.

▲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 관악을 경선과정에서 여론조작과 관련해 ARS 증거를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대표는 고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금품선거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며 “또 금권선거는 금이 있어야 가능한데 저는 금이 없어 금권선거를 못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덕양갑은 야권연대 지역이라 양당에 보고를 했다. 협의 과정을 보고 조처하겠다”며 민주당 차원의 진실규명과 조처를 먼저 요구했다.

야권연대 경선결과에 대한 불복이 없는 통합진보당 입장에서는 ‘너무 심하다’는 반응과 ‘야권연대의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걱정이 겹치면서 회동을 제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야권연대 합의로 민주통합당의 무공천 지역 16곳 중 ‘해볼 만한 지역은 있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는 것’이 내부분석 결과다. 그런데 경선에 승리한 지역 중 상대적으로 우세를 점하는 노회찬 (서울 노원병) 심상정 (경기고양덕양갑) 등의 지역에서 민주당의 경선불복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통합진보당 입장에서는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호선 대변인은 ‘물론 관악을에서 일어난 일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도 더불어 사과 드립니다. 그러나 의혹을 억지로 확대하고 이를 빌미로 다른 후보들이 근거없이 의혹를 제기하여 야권연대를 흔들려는 것은 옳지 않을 것입니다’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긴급회동 제안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양당의 지도부가 만나서 공동의 관심사인 야권연대 전체 판 유지와 총선의 공동 승리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것에 동의한다”며, “다만, 문제를 야기한 측의 태산같은 책임감을 전제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양당의 입장은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민주통합당은 먼저 이정희 대표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여론조작 의혹 확산이 야권연대의 분위기를 훼손시킬 것을 우려하며, 관악을 문제를 포함하여 전체 남은 쟁점들을 담판짓고자 한다.

22일(내일)부터 후보등록 시작이라는 것도 문제해결이 시급한 이유다.

양당은 자체 내부조사를 더 진행한 후, 23일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야권연대의 틀이 유지될 것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열쇠는 처음 ‘구멍’을 제기한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하는 한명숙 단독 선거대책위원장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