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단일화는 없다’고 공언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갑작스러운 대선후보 사퇴에 당원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안 대표는 “안철수 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의 단일화 선언 이후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안 대표를 비토하는 글과 탈당 방법을 문의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날 오후 한때 국민의당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10년 동안 안 대표를 지지했다는 한 지지자는 “정말 실망이다. 후보가 직접 단일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무엇이냐”며 “앞으로는 정치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또 다른 지지자는 “끝까지 응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착잡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울한 아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신의 완주를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했던 유권자다. 언젠가 국민의당이 바람을 일으켰던 적도 있지 않으냐”며 “이번 단일화로 당신의 정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적었다.

투표일에 4번을 찍어 사표를 만들겠다는 글도 더러 보였다. 탈당 방법을 문의하는 글이 쇄도하자 한 지지자는 탈당 방법을 상세하게 적어 게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차라리 탈당 방법을 간소화하자고 주장했다.

끝까지 안 대표를 응원하겠다는 글도 일부 있었다. 단일화를 지지하는 한 지지자는 “지지자 여러분, 서운하겠지만 안철수가 한 번이라도 대통령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이번 판단은 옳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안 대표의 결단에 감사하다”며 “윤석열과 함께 기득권들 사이에서 잘 버텨달라”고 조언했다.

그동안 안 대표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 대표 측이 안 대표의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자 제안을 철회했다. 지난 25일 열린 2차 법정 TV 토론에서 안 대표는 다당제 등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단일화는 이미 결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반발이 거세지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당원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안 대표는 “저와 함께 거친 광야에서 꿈꾸고 노래했었던 우리 일당백 당원동지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함께 모여 귀한 말씀 여쭙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단일화 결정에 대해 “길고 고통스러운 고뇌 끝의 결단”이라며 “우리 국민께서 명령하시는 정권교체 대의에 함께 해야 저와 당원동지들이 함께 열망하는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를 이룰 수 있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정부의 역할과 권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며 “어떤 길을 선택하고 길을 가더라도 저와 동지들이 꿈꾸고 가려는 변화와 혁신의 길, 과학과 실용의 길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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