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이후 대규모 촛불시위가 이어졌던 2008년 당시, 청주MBC 사장으로 재직했던 김재철 MBC 현 사장이 청와대를 출입하며 여권 인사들과 <PD수첩> 대책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50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내용을 폭로하고 나섰다.

청주MBC 사장 시절 운전기사였던 A씨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08년 한해 동안만 청와대를 세번씩 드나들고 여권 인사를 수시로 만나 <PD수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김 사장은 "PD수첩 때문에 머리아파 죽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청와대를 찾아가 사태를 해결하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 '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50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1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승욱

A씨는 김재철 사장이 자신에게 기자 시절부터 맺어온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고, '저 자리(MBC본사 사장 자리)가 내 자리'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충북 방문시, 김 사장은 지역 인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대통령 옆옆 자리에 앉는 우대를 받았으며 당시 대통령은 김 사장에게 "김재철이 오랜만이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재철 사장은 MBC가 <PD수첩> 사과방송을 내보내기 전 엄기영 사장을 만났으며, 엄 사장의 사퇴 직전에도 김재철 사장이 엄 사장을 두 차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그토록 자랑하던 청와대와의 관계를 통해 MBC를 좌지우지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A씨는 증언에서 '김재철이 엄 사장을 뒤에서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3번째 순위였던 김재철 씨를 MBC 사장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 사실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라며 “(김재철 사장과 청와대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뭘 더 확인해야 될지 모르겠다. 청와대의 MBC 였음이 명확히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사측은 징계와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은 김재철 사장이 청주 MBC 사장 재직하던 시절 운전기사로 일했던 사람의 공익제보로 열게 되었다”며 “운전기사는 신분 노출을 각오하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노조 측은 A씨 인터뷰 동영상을 20일 '파업 채널 M'을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며, 후속편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MBC 사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진숙 MBC홍보국장은 19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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