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FashionN이 '여자 사심 방송'을 콘셉트로 하여 새롭게 단장하였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여자들을 위한 콘텐츠로만 채워진 방송이 탄생한 것이다.

FansionN의 여자 사심 방송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여성'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사심연구소'에서는 남자와 남자와 하는 연애에 대해 연구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천국의 꽃밭'에서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성의 외모에 대하여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물론 실제로 꽃미남들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울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방송은 '여성'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주제를 '여성'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여자 사심 채널'에 관심이 가는 것은 대한민국의 케이블 방송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케이블의 초창기는 전문 채널들이 강세를 이루고 있었다. 영화채널, 만화채널, 게임채널, 음악채널 등 채널에 따라 독자적 영역을 가지고 방송했고, 이런 전문 방송들이 사랑받았다. 이런 케이블 방송의 흐름을 바꾼 것은 TvN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TvN은 드라마, 예능, 교양들을 두루 제작함으로써 특정 영역에 한정되지 않은 방송을 하였고, 이는 성공했다. 특히 TvN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면서 케이블 방송의 질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제는 남자 채널, 여자 채널과 같이 시청자들을 분화시키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케이블 채널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상을 한정하고 그 대상에게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케이블은 분야별로 시청자층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채널 사이에서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연한 변화로 보인다.

물론 이렇게 특정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한 방송이 과연 잘 정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시청층을 한정하고 그 층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은 시청자로서는 반가운 일로 보인다. '여자 사심 채널'이 성공할지 그렇지 않을지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우며, 장차 여러 케이블 방송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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