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하다고 주장했던 김성현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는 곧바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습니다. 뻔뻔하게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던 그의 꼼수는 그래서 더욱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지만 반성도 자신의 잘못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그는 더 이상 구제 받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자진신고가 아니라 철저한 조사로 근본부터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김성현의 구속영장이 청구 소식이 들리며 착잡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직도 어린, 이제 막 프로선수로서 만개를 꿈꾸던 선수가 자신의 연봉과 비교해 말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어설픈 욕심으로 자신의 모든 것과 야구 선수 모두를 욕 먹였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을 듯합니다.

첫 회 첫 타자 포볼을 걸고 내기에 가담해 돈을 번 선수에 대해 영구제명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처벌이라도 필요할 정도입니다. 그는 지난 시즌 넥센에서 활약하던 4월24일 삼성전과 5월14일 LG전에서 승부조작에 참여해 각 500만 원씩 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 경기당 포볼 하나에 5백만 원을 받았다니 김성현으로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유혹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의 판단이 자신의 야구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다는 점에서 그렇게 무지하고 무식한 이도 없을 것입니다.

범죄는 무엇으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더욱 가장 건전해야 하는 스포츠 경기가 도박으로 얼룩져버린다면 그 순간 아무런 가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점에서 김성현이 저지른 범죄는 파렴치한 범죄와 다름없습니다. 그는 수많은 야구인들을 동급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현재도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들에게 그 꿈마저 앗아갈 수 있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김성현은 절대 용서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프로야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스포츠에 해당되는 일일 것입니다.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되어 도망치듯 외국으로 간 최성국과 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한 정신 나간 선수들까지, 여전히 승부조작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은 그래서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최성국의 비리를 감싸며 가족이 있고 아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죄라며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그럴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 한 현역 선수의 변명과 옹호는 비록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 역시 예비 범죄자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도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축구협회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음에도 그런 다짐이 가볍게 다가온 이유는 이런 선수들의 정신 상태 때문이었습니다. 야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연루되었던 선수들이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막연한 불안감만 보였다고 하듯, 프로야구 역시 그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고 그 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수사는 최초 언급된 한두 명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KBO 역시 단순히 자진신고 정도로 그칠 일도 아닙니다. 어떤 방법을 강구하든 승부조작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선수가 있다면 철저하게 찾아내야 합니다. 선수협회 역시 그저 말로만 하는 강경책이 아닌 자정 노력을 하는 모습을 실체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엄청난 연봉을 받으며 운동을 하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팬입니다. 팬이 떠난 프로야구는 곧 몰락과 같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깨달아야 합니다.

김성현이 야구와 관련된 모든 일에서 평생 제외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벌백계로 유사 범죄에 연루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줘야 합니다. 선수만이 아니라 선수 관리에 문제를 드러낸 팀에게도 패널티를 줘서 모두가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해당 선수가 가장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구단과 코치진들 역시 그 책임의 범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는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30년이 지난 국민 스포츠. 엄청난 인기만 자랑할 뿐 성장하지 못하는 프로야구의 현재는 곧 모든 것을 총괄하는 KBO의 무능과 잘못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은 책임을 최소화하고 숨기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어느 곳에도 성역을 두지 말고 철저하게 점검해 털끝만큼의 오해도 남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조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선수와 구단, KBO 모두가 하나가 되어 누구도 더 이상 의심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추후에도 유사 사건이 재발할 수 없도록 선수단에 대한 정신교육과 함께 다양한 시스템 구축도 절실합니다. 승부조작은 단순히 해당 선수만이 아니라 야구인 모두를 욕 먹이는 심각한 범죄임을 모두가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