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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대결' 못벗어나는 미디어[기자칼럼] 선거 후에도 나경원-신은경 후보에 집중하는 언론
정은경 기자 | 승인 2008.04.14 13:30

선거는 끝났지만 서울 중구의 '미모대결'은 여전히 언론의 관심거리다. 지난 10일 KBS 1TV <사미인곡>, 11일 KBS 2TV <VJ특공대>에 이어 13일에는 <MBC스페셜>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자유선진당 신은경 후보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선거가 이미 끝난 마당에 웬 뒷북이냐고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선 오히려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선거 직후를 택했을 수도 있겠다.

   
  ▲ 4월10일 방영된 KBS 1TV <사미인곡>.  
 
문제는 두 후보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미디어가 그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대중의 관심이 '예쁜' 여성 정치인에 집중되면서 그들의 능력을 검증하고 이번 선거의 의미를 평가하기보다는 흥밋거리로 다뤄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는 신은경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통합민주당 정범구 후보를 배제한 채 '양강구도'로 알려져 선거 전부터 불평등 논란을 나았던 곳이다.

한 예로, KBS <사미인곡>은 "대중적 인기를 얻은 데에는 빼어난 미모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라며 두 후보의 외모를 강조하고 인터뷰에서도 "아이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것이 제일 걱정"이라는 후보들의 말을 따낸다.   

나경원 후보 "저, 일도 잘합니다"…후보들은 '미모대결' 구도 유쾌할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도 불편했던지 KBS <사미인곡> 인터뷰에서는 "미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도 좋지만 '일도 잘하는데요'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미디어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어야 하는 입장인지라 취재진에게 대놓고 불편함을 말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남편을 대신해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신은경 후보와 판사 출신으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을 둔 나경원 후보는 취재진 입장에서 이른 바 얘기되고 그림되는 아이템이다. 시청률 또한 <사미인곡>이 11.5%, < MBC스페셜>이 8.4%로 지난 방송보다 소폭 상승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TNS미디어코리아 기준).

지난호 <주간동아>(631호/2008년 4월15일자)의 표지기사 '아름다움이 곧 권력이다'에서 문화평론가 안이영노씨는 "예전에는 권력을 가진 자가 아름다움을 획득했지만 이제 아름다움은 권력을 쥐려는 자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며 "미디어 시대의 우중(愚衆) 정치에 아름다움이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좋게 말해 '활용'이지만 악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똑똑한 대중의 눈이 필요한 때다.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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