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은 22일 오후 3시 방문진 이사회 시작 직후,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은 정회를 요구하고 김 사장에게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으나 김 사장은 끝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 사장의 불참으로 당초 예정됐던 결산보고 등 MBC 현안들은 처리되지 못했다.

이날, 야당 추천 이사 3명은 “김재철 사장이 보인 지금까지 행동을 보면 이미 공영방송 사장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김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김 사장이 자진사퇴 하지 않으면 다음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해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추천인 정상모 이사는 “(김재철 사장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김재철 사장에게) 지난해 해외 연수 비용 예산 제출을 요구했는데 두 달이 지나도록 제출하지 않았고, 두 차례의 이사회 출석을 거부했다”며 “이는 방문진의 관리·감독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자 해임 사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 추천 이사인 김광동 이사는 “김재철 사장이 불참한 것은 유감이지만 MBC 노조가 (김 사장 해임 촉구를 위해) 방문진 앞에 모인 것을 보면 노조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이사는 “현재 MBC 방송이 편파적이라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며 “편파적이라고 하는 것은 시각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방문진은 인사기관이기 때문에 해임안을 의결하면 했지 사퇴 촉구를 결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다음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제출된다면 제출 사유를 보고 (해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 이사회 직전 전영배 보도본부장을 특임이사로 발령내고 권재홍 앵커를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22일 오후 성명을 내어 “사태 해결의 진정성은커녕 방문진 이사회를 앞두고 급히 만들어진 위기 모면용 가식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조차 하지 않은 것은 김재철 사장이 자리에만 연연해할 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대책도 전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