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슬로건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를 내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총파업 22일째를 맞이한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촛불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의 인터넷 생중계 라디오 방송으로 진행된 촛불문화제에는 MBC본부 조합원,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 허일후, 서인 아나운서가 20일 여의도 MBC 남문에서 MBC노조가 주최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승욱
허일후, 서인 MBC 아나운서가 진행한 이날 문화제에서 '선물 돌리기'에 당첨된 시민 정진호 씨는 촛불문화제에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 "<제대로 뉴스데스크> 1,2편을 모두 봤는데 화가 나서 오게 됐다"고 전하며, MBC노조를 향해 "고생이 많지만 이번에 기필코 이겨서 제대로 된 방송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MBC본부에서 방송을 통해 공개한 전화번호로 각종 응원글과 구호도 쇄도했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그 중 ‘재방송은 이제 그만 시청률도 안오른다’라는 응원글(?)을 보내준 이와 즉석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전화 연결이 된 정영서 양은 MBC 파업의 이유에 대해 "많이 찾아봐서 알고 있다"며 자신을 '대구에 사는 19세 여고생이며 장래희망이 MBC 다큐멘터리 PD'라고 소개했다.

▲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이 부인과의 깜짝 전화연결에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이승욱
조합원 가족 중 한 명을 전화 연결하는 코너에서는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의 부인이 '깜짝' 등장했다.

정영하 위원장의 부인은 "MBC 조합원들은 가족인 것 같다"며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으니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공영방송 MBC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열심히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촛불이 빛나는 밤에’는 바닥소리 대표 최용석 씨의 ‘쥐왕의 몰락기’로 시작했으며, ‘으랏차차콘서트’에서 관객들이 쓴 편지 소개, 조합원들의 사연을 소개한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선물돌리기, 조합원 가족 전화연결, 성민수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진단 등의 코너로 이뤄졌다.

▲ MBC노조가 '촛불이 빛나는 밤에'라디오 인터넷 생중계를 마치고 여의도 MBC 본사 주변을 행진하고 있다.ⓒ이승욱
‘촛불이 빛나는 밤에’는 MBC노조 노래패 ‘노래사랑’의 공연에 이어 촛불을 들고 MBC본사를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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