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커져가는 상황에서 검찰은 프로야구도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미 여러 선수들이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듯 접근해오는 조직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어설픈 설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로 모든 의문을 제거해야 한다

작년 프로축구에서 시작된 악몽이 올해는 프로배구를 초토화시키며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만이 아니라,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승부를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수억대의 연봉을 받는 전도유망한 선수가 선배와의 의리로 조작에 가담하고, 후배들에게 선심을 통한 관리로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수법은 비단 축구와 배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운동선수들이 패쇄적인 공간에서 철저한 학력과 인맥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는 점조직처럼 밝혀내기 힘든 형태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학창시절 운동부는 다른 학생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살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렇게 학년이 올라가며 선후배 관계는 그 어떤 관계보다 밀접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운동선수의 이번 비리 사건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경기들과 달리 승패를 결정짓는 승부 조작이 힘든 야구이지만,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단순한 조작을 통해 부당이득을 안겨줄 수는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치밀하고도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온갖 설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는 야구계 전체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성역 없는 수사로 비리 가능성을 철두철미하게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축구나 배구에서 드러난 조작에서 엿볼 수 있듯 그들이 군 팀에서 유혹을 받으며 시작되는 일이 많다는 점도 사건 해결의 단서로 다가올 것입니다. 국가대표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들을 제외하면 프로 선수라 하더라도 군 입대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연봉을 받던 프로선수들이 군 팀에서 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상황은 힘겨운 일일 것입니다.

몸이 생명인 그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을 때와 다름없이 몸 관리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군에서 지급하는 비용으로 관리를 하고 생활하는 것은 거의 불가하기에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프로 배구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 약한 고리를 파고드는 습성상 범죄 혐의가 드러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 코치 감독까지 그 성역을 둬서는 안 되는 전방위적인 수사로 이어져야 합니다.

▲ 프로 스포츠계를 들쑤시고 있는 불법 도박과 연계된 경기조작 의혹이 프로야구마저 뒤흔들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내 8개 프로야구단 가운데 서울에 연고를 둔 최소 2개 팀 이상의 주전 투수가 경기조작에 가담했다는 브로커의 진술이 나와 검찰이 확인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에서 리모델링 작업 중인 인부가 빗자루를 들고 KBO 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KBO와 선수협회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저 야구는 그럴 수 없다는 논리나 우리는 아니라는 자기위안에 빠져 있을 수도 있는 문제를 덮어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KBO나 선수협에서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모습에서 의지를 엿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현재까지는 프로야구의 조작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나 구체적인 정황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배구 조작에 가담한 브로커의 진술만이 전부인 상황에 그 어떤 것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설픈 가설보다는 브로커의 진술이 사실인지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해 조작이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도 깊은 수사로 발본색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세상에 그 무엇에도 '절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야구 팬들로서는 프로야구에서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강한 믿음을 가질 수 있지만, 프로야구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검찰의 수사 방침은 환영할 일입니다. 어설픈 흉내 내기 수사가 아니라 선수, 벤치, 심판 등 야구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수사범위로 두고 의문점들을 풀어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언뜻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기도 하는 것이 사람이기에 프로야구에도 이런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선수들이나 벤치, 심판들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런 실수가 일상이 되어 전체를 무너트리는 상황이 빚어진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프로축구 조작비리가 논란이 되면서 많은 이들은 프로 스포츠 전체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는 했습니다. 이는 당연하면서도 합리적인 의심이었습니다. 의심은 곧 철저한 수사로 풀어내면 되는 일이지만, 설마하는 망설임은 일을 크게 만들고 전체를 병들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배구와 야구만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 전 분야에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조작 가능성과 연루된 선수와 지도자, 심판들에 대해 일벌백계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만약 지난해 프로 축구 논란이 불거졌을 때 "우리는 아니야"가 아니라 "혹시 우리도"라는 생각을 했다면 미연에 방지하거나 아직 물들지 않았던 선수들을 구제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수사 확대는 당연해 보입니다. 프로 축구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어떻게든 그 파장이 자신들에게 넘어오지 않기를 바랐던 프로 스포츠 조직들의 안일함이 더욱 문제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어설픈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바른 수사로 발본색원하는 것은 지향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논란에 휩싸이지는 않았지만 농구나 기타 프로 스포츠는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철저한 점검과 함께 이번 기회에 논란을 불식시키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 조직과 소속 개개인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팬들에게 자신들의 무죄를 증명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거듭난 프로 스포츠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프로야구가 700만을 넘어 천만 시대를 외치고 있지만 한순간의 잘못으로 대만과 같이 붕괴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팬들의 마음이 영원할 것 같지만 대중의 심리는 언제든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떤 성역도 없이 철저한 수사로 단 한 점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몇몇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마녀사냥에 몰두하지 말고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철저히 점검해 더 이상 유사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과 시스템으로 비리라는 단어조차 들어설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철저한 수사 협력으로 모든 의문을 풀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불법 배팅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함께 이뤄져 이런 이들이 일어날 수 없도록 근본 대책도 함께 강구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배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이 되는 불법 배팅업체를 단속하지 않고는 이 논란이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작논란은 분명 프로 스포츠 전체에 씻을 수 없는 오욕이자 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을 잘 이겨낸다면 현재보다 더욱 사랑받는 프로 스포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 스포츠 관계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번 비리 사건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어설픈 포볼로 피해가지 말고 홈런을 맞더라도 정면승부를 해서 팬들의 사랑과 믿음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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