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이었던 최희섭이 드디어 선 감독의 부름을 받고 2군 훈련 캠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광주에서 몸만들기에 주력했던 그가 2군 캠프가 있는 완도에 합류하라는 특명을 받아 본격적인 시즌 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마음을 다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마치고 1군에 복귀하게 된다면 기아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최희섭 복귀가 가져올 긍정적인 경쟁, 기아 우승에 어떤 영향 미칠까?

최희섭 논란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한국 야구계를 시끄럽게 만들었습니다. 팀의 중심 선수의 멘탈이 무너지며 팀에 내분이 일어나 새롭게 기아의 사령탑이 된 선 감독은 이런 최희섭에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팀의 단합에 공을 많이 들이는 기아로서는 팀의 융합을 깨트리는 최희섭의 행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짓이었습니다.

팀이 싫다는 선수를 위해 트레이드도 준비했지만 훈련에도 임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망가트린 그는 정상적인 트레이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헐값에 그저 넘길 수도 없고 원하는 선수들과의 맞트레이트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인 그의 태도는 코치진과 팬들에게 더욱 실망을 안겨주었고 그의 선수 복귀는 힘겨워지는 듯했습니다.

▲ 최희섭 ⓒ연합뉴스
선 감독 역시 시즌 구상에서 최희섭을 완전히 배제하며 사태 수습은 어렵게 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이드마저 성사되지 않자 최희섭은 자신의 잘못을 공개 사과하고 백의종군하여 훈련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연봉 역시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고 훈련에만 집중한 최희섭에게 선 감독의 2군 복귀 명령은 마지막 희망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개인 훈련만으로는 절대 1군에 복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2군 훈련 복귀는 시즌 출전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전훈에 합류하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논란을 만들어 분위기를 극단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의 시즌 복귀는 아직도 요원합니다. 이미 선 감독의 기아는 최희섭을 제외한 시즌 구상을 했을 만큼 1루수와 4번 타자 자리는 다른 선수의 몫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1루수 자리는 다양한 선수들에게 맡겨져 실험 중이고, 4번 타자 자리는 지난 시즌 말미 이미 타순 조정을 통해 최희섭을 7번 자리에 앉히겠다고 발표했을 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팀의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4번 타자 자리에 대한 불안함을 토로하고 중압감을 이겨내기 힘든 선수에게 팀 우승을 이끌도록 독려할 수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기아의 4번 타자 자리는 이범호의 몫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최희섭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채워내며 최고의 활약을 보인 만큼 그가 2012 시즌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기아 벤치에서도 이범호를 중심으로 한 기아 타선 조율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최희섭의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기아의 중심타선은 이미 확고한 틀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범호와 김상현, 그리고 나지완이라는 거포들과 함께 이용규, 안치홍과 김선빈이 중심타선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준다는 점에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탄탄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아 벤치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신종길이 전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활약이 2012 시즌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최희섭이 설자리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1루수 자리 역시 김상현이 최우선으로 떠오르고 있고, 3루수와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이현곤이 1루 수비도 훈련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1루 수비 자원은 김상현과 이현곤이 시즌 동안 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최희섭을 대신해 1루 수비를 해왔던 김주형도 존재하기에 최희섭의 공백 역시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1루 전문인 최희섭이 큰 키를 이용한 포지션 플레이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으로 나온 다른 선수들 역시 수준급 수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백은 크게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이 광주 무등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새 감독이 낯선 듯 최희섭과 김상훈의 표정이 어색하다. ⓒ연합뉴스
현재 훈련 페이스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최희섭이 시즌 시작에 팀과 함께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2군 캠프 합류로 인해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현격하게 뒤쳐진 훈련이 그의 복귀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정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고 시즌이 끝난 후 몸만들기도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주전급 선수들에 비해 50%도 안 되는 상태로 대결하기는 현재로서는 힘겨워 보입니다.

최희섭이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한다고 가정했을 때 빠르면 5월 말 정도 복귀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5월 복귀한다 해도 그가 2009 시즌 페이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1루수 백업 요원과 대타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에 그로서는 굴욕적인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연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며 백의종군을 시즌 중에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만큼 그는 벤치나 팬들에게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 그가 예전의 실력을 찾고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모두의 마음을 돌이킬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최희섭에게 다음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희섭은 2군 훈련 합류가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 실력을 보여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그를 제외하고 준비하던 팀으로서는 여전히 계륵인 최희섭이 과연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그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팀에 합류해 백의종군하게 된다면 기아의 우승을 향한 발걸음은 당연히 가벼워질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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