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돌입 배경이 됐던 MBC뉴스의 편파 보도가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일 <시사IN> 보도로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을 둘러싼 ‘1억원 피부클리닉’ 논란이 다시 한 번 뜨겁게 일었지만 MBC는 이를 외면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1억원 피부클리닉’ 관련 의혹을 최초 보도한 시사주간지 <시사IN>은 1일, 나경원 전 후보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뒤집는 ‘핵심’ 증언이 담긴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당초 지난달 30일 경찰은 “나 전 후보가 피부클리닉에서 1억원이 아닌 550만원을 썼다”며 <시사IN>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발표를 한 바 있다.

<시사IN>이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나경원 전 후보가 다닌 서울 강남구 청담동 ㄷ피부클리닉 원장은 기자가 피부클리닉 비용이 ‘한 장’이라고 듣고 왔다고 하자 “한 장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기자가 ‘1억원’이라고 대답하자 “얘(20대 여기자)는 젊으니까 그럴 필요 없다. 반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경찰이 당초 발표했던 “해당 피부과의 최고 비용은 연간 3천만원”이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시사IN>은 또, 50여 분에 걸친 상담 과정에서 원장은 나경원 전 의원을 포함해 유명 연예인들이 어떻게 이곳에서 토털 케어를 받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뉴스데스크 1월30일치 보도 화면 캡처
나경원 전 의원의 피부클리닉 의혹과 관련해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30일, 경찰 발표를 인용해 ‘나경원 후보가 연회비 1억원짜리 피부숍을 다닌 것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피부클리닉은 1억원짜리는 물론, 연간 회원제 자체가 없다” “나 전 후보가 실제 지불한 돈은 모두 550만원이다”는 경찰의 발표도 주요하게 전했다. 경찰 수사 과정의 문제를 전혀 짚지 않은 채 경찰 발표에만 힘을 실은 이 같은 보도는 <뉴스데스크> 뿐 아니라 낮 12시 TV뉴스, 낮 12시, 오후 2시, 7시 등 라디오 뉴스에서도 줄곧 보도됐다.

<뉴스데스크>는 더 나아가, 1일 <시사IN>이 경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해당 부서인 사회2부는 스트레이트 기사조차도 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2일 보고서를 통해 “파업 중에 <뉴스데스크>의 불량품 생산이 더욱 노골화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여권에 유리한 내용이면 크게 다루고, 불리한 내용이면 조그맣게 보도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는다’는 MBC 보도국의 ‘숨은 보도지침’이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라며 “‘불공정 보도’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른바 ‘조중동’ 신문들도 다 크게 보도한 사실을 스트레이트 기사도 쓰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기자들은 더 이상 이런 ‘불량품 뉴스’를 만들고 싶지 않아 5층 보도국이 아닌 차가운 1층 현관에 모였다”며 “노조원들은 더 이상 이런 ‘불량품 뉴스’를 생산하는 ‘불량 방송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1층에 모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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