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물리력 행사’를 이유로 내세워 이사회에 불참한 김재철 MBC 사장 때문에, 새해 첫 MBC 업무보고가 논의될 예정이었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김재철 사장은 당초 1일 오후 3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MBC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광한 부사장,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만 모습을 드러냈을 뿐, 김 사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노조 때문이었다. 한상혁 방문진 이사에 따르면, 차경호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에게 오늘 오후 2시30분쯤 전화를 걸어 “김재철 사장이 ‘노조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할까봐 오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방문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노조원들의 행보를 ‘물리력 행사’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김재철 사장의 방문진 이사회 불참과 맞물려 MBC 업무보고 방식과 시기 논의 과정에서 여당 추천, 야당 추천 이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날 예정됐던 MBC 업무보고는 연기됐다.

한상혁 이사에 따르면, 일부 이사들은 MBC노조 총파업 등 현안에 대한 김재철 사장의 입장을 들은 뒤 별도로 업무보고 날짜를 잡자고 주장한 반면, 다른 이사들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같이 듣자고 주장했다. 이사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결국 MBC 업무보고는 연기됐으며, 2일 오후 3시에 예정됐던 업무보고 또한 연기됐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여당 추천,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의 이사회 불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모든 이사들이 김 사장의 행동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으로 유감‘이라는 의견 표명을 했다고 한상혁 이사는 전했다.

특히, 한 이사는 김재철 사장의 불참에 대해 “불참 이유로 제시한 ‘노조의 물리력 충돌이 예견돼 있기에 불참한다’는 주장이 납득하기 어렵고, 이는 책임있는 경영자의 자세가 아니다”며 “문제가 있다면 돌파 해야지, (불참하는 것은) MBC의 엄중한 상황을 안일하게 보는 것으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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